다른 개미 집단을 공격해 노예로 삼는 것으로 잘 알려진 한 개미 종은 작고 힘없는 집단이 아니라 강한 방어력을 가진 더 큰 집단들을 공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BBC 뉴스가 보도했다.
독일 루드비히 막스밀리안 대학 연구진은 `노예사육개미'(slavemaker ants)들이 크고 방어력이 강한 집단을 피해 작고 힘없는 집단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그 반대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애벌레가 많은 크고 강력한 집단을 가끔 공격함으로써 위험을 줄이고 대부분의 번데기를 가져와 노예로 키우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강력한 방어력이 강한 개체군을 의미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프로토모그나투스 아메리카누스'(Protomognathus americanus)라는 학명을 가진 이들 개미 집단의 여왕도 알을 낳긴 하지만 정찰병으로 뽑힌 개미들은 먹이를 찾아다니거나 새끼를 돌보는 대신 번데기가 많은 부근의 개미 집단을 찾으러 다니고 공격이 개시되면 상대방의 집에서 번데기들을 훔쳐 온다.
이렇게 잡혀온 번데기들에는 점령군의 체취가 각인되며 자라서 온갖 힘든 일을 도맡게 되는데 이처럼 다른 종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행동은 `사회적 기생'이라고 불린다.
몸길이 2~3㎜의 노예사육개미들은 한 마리의 여왕과 2~5마리의 일개미, 30~60마리의 노예개미로 한 군집을 이루며 군집 전체가 빈 도토리 한 개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집단이다.
연구진은 이처럼 작은 집단에서는 정찰병 한 마리만 잃어도 군집 전체의 절반을 잃는 셈이기 때문에 공격 대상을 매우 잘 골라서 강한 집단을 가끔 공격하는 것이 위험을 줄이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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