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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주 여성들 "말 한마디에 상처 엄청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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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0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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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없이 던진 말 한마디가 결혼이주 여성들에겐 마음에 상처가 될 수도 있고, 칭찬 한마디가 희망이 되고 힘을 줄 수 있습니다."

전국다문화가족사업지원단 '다문화가족 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몽골 출신 검버수렝 통갈락(43) 씨가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다.

십여년 남짓 의사로 일하다 남편을 따라 2008년 입국한 통갈락 씨는 지난 해 통번역 서비스 전담인력 양성과정을 수료하고 인천 강화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지원사로서 일하고 있다.

수기 '열심히 사는 모습이 아름다운 아내들'엔 몽골출신 결혼이주 여성들을 상담하면서 들었던 감정과 생각들이 진솔하게 드러나 있다.

통번역지원 일을 시작했던 지난해에 전국적으로 몽골 출신 통번역지원사가 4명에 불과했고, 연락처가 몽골인들이 자주 가는 웹사이트에 게시돼 있었던 탓에 그는 '전국구' 상담가로 많은 여성들과 만날 수 있었다.

그가 받았던 인상은 '(몽골 여성들이) 낯선 땅에서 참 열심히 살고 있구나'였다. 그게 수기 제목도 됐다.

통갈락 씨는 "몽골 이주여성들은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기 위해 노력도 많이 하고 있었고, 넓은 마음으로 어려움을 참고 가정을 잘 가꿔 보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며 "이들은 남편에게만 의지하려 하지 않고 본인이 공부하고 일도 하면서 알뜰하게 나라에서 주는 혜택도 잘 활용해 한국문화에 맞춰 살려고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결혼이주 여성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외로움을 꼽았다. 한국말이 서툰 탓에 주위 사람들과 대화가 안 돼서다. 가장 크게 의지해야 할 남편은 대개 나이 차이가 많이 나 언어장벽에 세대차이 덧놓여 쉽게 다가가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서 그는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함께 '주한몽골이주여성회'를 만들어 한국 사회 적응에 애를 먹는 자국 출신 이주여성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말을 잘하면 어디에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있지만 대개 말을 잘 못해 외부 지원을 못 받는다"며 "몽골 출신 여성들이 모임을 만든 것은 한국말에 서툰 후배 결혼이주 여성들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에 이곳에서 잘 살려면 한국어를 빨리 배우고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며 "말을 잘해야 사람을 이해하고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며 후배들에게 충고했다.

통갈락 씨는 또 자신과 같은 결혼이주 여성을 지원하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한편 수기공모전 시상식은 다음달 23일 다문화가족사업지원단 사업보고회 때 개최될 예정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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