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그동안 신규 주택 공급이 끊겼던 지방 시장에서 연일 청약 대박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세종시 권역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침체기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세종시 첫마을 분양성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과에 따라 중부권 부동산 시장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금융결제원 등에 따르면 최근 순위내 청약을 마친 '청주 용정지구 한라비발디' 아파트가 총 1400명 모집에 702명만이 접수하는데 그치면서 대거 미달됐다. 이 아파트는 3년 전 신성건설이 분양했을 당시 보다 3.3㎡당 20만~30만원 가량 분양가가 저렴하고, 중도금 무이자 혜택 등이 주어졌지만 한꺼번에 많은 물량이 쏟아지면서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모델하우스에 수만명이 몰리면서 청약 대박이 예상됐던 청주 율량지구 대원칸타빌도 절반 가량이 주인을 찾지 못했다.
지난 3~5일 진행된 순위내 청약에서 902가구 모집에 463명이 접수하면서 전용면적 85㎡를 제외한 나머지 주택형이 미달됐다.
대원은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전용면적 84㎡(33평)형으로 모든 가구를 구성하고 평균 분양가도 687만원으로 내렸지만 실수요자들 마음을 잡지는 못했다.
앞서 올 초 청주 성화2지구에 분양된 호반 베르디움 아파트의 경우 순위내 청약에서 남은 잔여세대가 전체의 절반 이상으로, 여전히 미분양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이 외에도 조치원, 아산신도시 등에서 건설사들이 미분양 주택을 소진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이처럼 세종시 배후도시의 분양 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본격적인 분양이 시작된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에도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분양 실패 시에는 세종시 인근 도시들의 부동산 시장에 다시 먹구름이 낄 것이라는 업계의 분석 때문이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30평형대부터 대형 평형까지 고르게 수요자들의 청약이 이뤄진 점을 비춰봤을 때, 바닥권을 인식한 소비자들이 청약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청주 시장에서 2300가구 공급은 결코 적은 양이 아니었음에도 절반 가량이 주인을 찾았다면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 기운이 돌고 있다고 판단해도 무리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세종시 첫마을의 분양성패에 따라 향후 중부권 부동산 시장의 흥망을 가르게 될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세종시 분양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여타 택지지구의 분양 시장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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