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문제 '투트랙' 전술 구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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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1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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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문가인 잭 프리처드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이 이달 초 북한의 핵시설이 위치한 영변에서 신축공사 장면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의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프리처드 소장은 10일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영변 지역에 묵었는데 반드시 핵시설과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건축의 움직임이 있었다"고 말했다고 외교소식통이 11일 전했다.

이는 북한이 핵문제와 관련해 대화와 위협이라는 두 가지 전술을 병행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비록 프리처드 소장의 요구에 따라 영변 방문이 이뤄졌지만 북한이 의도적으로 신축공사 현장을 보여준 측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프리처드 소장 등 최근 미국의 민간 외교전문가들을 잇따라 초청하는 것은 핵협상이 자신들의 의도대로 돌아가지 않을 경우 핵실험 등의 도발을 재차 감행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려는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북한은 그동안 핵협상에서 미국 정부와 공식접인 접촉이 어려울 때는 민간인을 초청한 뒤 이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해왔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이 6자회담을 비롯한 대화 테이블에 나설 여지가 있다는 것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북한은 프리처드 소장에게 영변 핵시설과 관련해 "5㎿ 원자로는 가동되지 않고 있다"며 "한국과 미국, 일본이 6자회담에 나올 자세가 돼 있지 않으면 기다리겠다"고 언급했다.

북한이 최근 남북 이산가족상봉과 적십자실무회담 등을 통해 남한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이 이처럼 핵문제를 놓고 대화와 위협의 카드를 동시에 쓰는 것은 상대방을 혼란에 빠뜨리고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전형적인 전술로 읽힌다.

이에 따라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 재개 흐름이 당장 탄력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에 모호한 태도를 취하면서 한국과 미국 등의 요구대로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에 나설 공산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외교소식통은 "최근 영변의 신축공사 등을 살펴보면 북한이 6자회담에 대해 아쉬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더구나 한국과 미국이 6자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내세우고 있음에도 북한은 여전히 천안함 사건을 남측에 의한 '모략극'이라고 주장하면서 반발하고 있다.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남북관계에 해빙무드가 조성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결국 북한과 미국, 한국간에는 앞으로 핵문제를 둘러싼 치열한 수싸움이 전개되고 한반도의 긴장수위가 고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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