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4일 치러질 일본 자민당 차기 총재 선거가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과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의 양강 구도로 좁혀지면서 이들의 한국에 대한 발언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지지통신이 지난 12∼15일 남녀 2000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 조사에서는 차기 총리에 적합한 인물로 1위에 오른 고이즈미 의원은 한·일관계의 진전을 바라고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20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한·일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국은 국제사회의 다양한 과제 대응에서 파트너로서 협력해가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이처럼 말했다. 또한 "한·일 관계와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정상 차원에서도 셔틀 외교를 계속하고 정상 간 신뢰 관계를 구축해 양국 관계를 한층 더 진전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의원은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관련해 "(의원) 당선 이후에도 매년 참배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어디라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건 분에 대한 존경심과 감사의 마음, 평화에 대한 맹세는 당연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자신이 총리에 취임할 경우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적절히 판단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한편 경쟁자인 다카이치 의원은 이번 선거전에서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한·일관계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극우 성향 인사로 분류되는 만큼 한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실제 지난 2022년에는 한 강연에서 한국을 겨냥해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어정쩡하게 하니 상대가 기어오른다(つけ上がる)"라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다만 그는 19일 일본 도쿄 중의원(하원)회관 1층 다목적홀에서 가진 출마기자회견에서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한 의미는 강조하면서도 총리가 된 이후에도 참배를 계속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다카이치 의원은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선거 당시 한국에 대해 "매우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노력이 매우 크다"며 평가했다. 그러면서 "안보환경을 생각하면 한·미·일이 안보상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한국에서도 일본의 음악이 자유롭게 방송되고 한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어 기쁘다"며 "협력할 수 있는 분야에서 확실히 관계를 강화시켜 나가겠다"고 피력한 바 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열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이지만 자민당에 대항하는 야당들은 정책과 정치성향이 다양해 결집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 총재에 오르면 일본 정부의 총리로 취임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