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100 - 분양광고

[취재현장] 조선사들의 모럴해저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11-15 17:5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모럴 해저드'가 극에 달했다. '갑'의 지위를 이용해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각종 비리를 저지르고 있는 것은 물론 납품단가 인하 압박도 서슴지 않고 있다.

H중공업과 D조선 임직원 15명이 협력사로부터 업무 편의와 기성 편의 등 청탁의 대가로 매월 금품을 수수한 협의로 지난 4일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 2007년 1월부터 올 7월까지 3년 7개월간 315회에 걸쳐 3억1400만원의 금품을 받을 것은 것으로 알려졌다. H중공업은 이번 사건과 관련, 내부적으로 사장 명의로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등 사태 수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럼에도 H중공업 임직원들의 추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도 조선소에서 사용되는 소모품을 허위로 검수하고 4억여 원을 챙긴 이 회사 과장과 납품업자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특히 수백t의 블록을 들어 올리는데 사용되는 와이어로프를 납품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 직원들의 안전을 담보로 이같은 범행을 저질러 충격을 주고 있다.

현재 H중공업 일부 임직원들은 지난 2008년 시설 확장을 위해 수천억원이 투입되는 과정에서 지역 유력인사들과 결탁해 시설투자비 일부를 빼돌린 협의로, 경찰의 내사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중소 기자재업체들의 납품단가를 낮게 책정하는 이른바 대형조선사들의 '납품단가 후려치기'도 여전하다.

대형 조선사 두 곳에 기자재를 납품하는 업체의 한 사장은 "대형 조선사들은 지난해 수주가뭄에서 어느정도 벗어나면서 정상 수준을 회복하고 있지만, 여전히 납품단가는 제자리를 걷고 있다. 이를 통해 대형조선사들은 막대한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있다"며 하소연했다.

부산조선기자재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원자재가격 인상 등을 감안하면 기존 납품가보다 15~20% 인상해야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채산성을 맞출 수 있다. 하지만 원청 업체인 대형조선사들은 납품단가를 오히려 10% 인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7대 기업으로 군림하던 '에너지 제국' 엔론은 지난 2001년 파산했다.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손꼽히던 이 기업이 한순간에 몰락한 이유 중 하나가 경영진들의 모럴해저드였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긴장의 끈을 다시 고쳐 매야 하는 이유다.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