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중국 광저우 승마 경기장에서 끝난 광저우 아시안게임 승마 종합마술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전재식(43.KRA승마단)은 이렇게 말했다.
승마 종합마술은 2006년 카타르 도하 대회에서 이틀째 크로스컨트리 경기 도중 고 김형칠이 낙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아픔이 있는 종목이다.
특히 이번 대회 종합마술에 출전한 한국 대표 선수 4명 가운데 막내 김홍훈(21.한양대)을 제외한 전재식과 송상욱(37), 허준성(33.이상 KRA승마단)은 도하 대회에도 국가대표로 출전해 김형칠 사고의 아픔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함께 했던 사람들이다.
전재식은 "그때 김형칠 선배가 두 번째로 타고 제가 네 번째로 타기로 돼 있었는데 사고가 나 모든 일정을 포기했었다"며 "사실 단체전 메달이 더 의미가 있다고 봤는데 개인적으로라도 귀국하면 메달 들고 김형칠 선배 계신 곳에 찾아가봐야죠"라고 말했다.
사흘에 걸쳐 열리는 종합마술은 첫날 마장마술에 이어 이틀째 크로스컨트리, 마지막 날에는 장애물 경기의 성적을 더해 우승자를 가리는 종목이다.
말 그대로 말을 타고 하는 기술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그만큼 난도가 높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크로스컨트리를 치를 시설이 없어 아예 대회가 열릴 수도 없다.
또 4년 전 도하 사고 이후로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는 출전 자격 요건을 강화해 한국 선수들은 4월부터 유럽에서 머물며 아시안게임 출전 자격 획득 및 전지훈련, 말 구입 및 적응 등 '객지에서 고생'을 이만저만 한 것이 아니었다.
우정호 마장마술 코치는 "개인전은 어느 정도 메달을 예상했었다. 단체전에서 입상권에 들었으면 했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며 "메달을 딴 나라들과 점수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았는데 결국 첫날 마장마술 점수가 약했던 것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1980년에 88서울올림픽 꿈나무로 선정돼 처음 승마를 시작한 전재식은 "아쉬움은 남지만 동료 선수들과 서로 의지하며 열심히 준비한 것이 값진 의미라고 생각한다"며 "지원을 아끼지 않아 주신 김광원 한국마사회장님과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다시 메달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4월부터 유럽에서 머무느라 이후 비자 갱신 및 전국체전 출전 등의 일정으로만 잠시 국내에 들어왔던 전재식은 '모처럼 가족들과 편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고 묻자 "너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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