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2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독일 하노버 AWD 아레나에서 열린 2010-2011 분데스리가 13라운드 하노버와 원정경기에서 풀타임을 뛰면서 0-1로 뒤진 전반 40분 동점골에 이어 후반 9분 헤딩으로 역전골까지 넣었다.
후반 34분 왼발 슈팅이 골대를 맞아 해트트릭을 놓치고 함부르크도 경기 종료 직전 재역전 골을 내주며 2-3으로 져 아쉬움은 컸지만, 손흥민으로서는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준 한판이었다.
손흥민은 정규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30일 FC쾰른과 리그 10라운드 원정경기(2-3 패)에서 풀타임을 뛰면서 한국 선수로는 최연소로 유럽 1부 리그 데뷔골을 터트렸다.
함부르크 구단 역대 최연소 득점 기록도 39년 만에 깨뜨렸다.
결국 함부르크와 2014년까지 정식 프로계약을 성사시키며 일찌감치 `성공 신화'를 예고했고, 다시 3경기 만에 프로 무대 첫 멀티 골이자 시즌 2ㆍ3호 골 맛을 봤다.
이날의 활약은 손흥민이 함부르크의 유망주에서 주축선수로 자리매김하는 든든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이날 왼쪽 윙어로 나섰지만, 오른쪽의 조나단 피트로이파와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뛰었다.
최전방은 분데스리가 경험이 풍부한 호세 파올로 게레로와 믈라덴 페트리치가 맡았지만 제 몫을 못했고, 오히려 손흥민이 직접 문전으로 파고들어 두 골을 뽑았다.
손흥민은 이날까지 정규리그 4경기와 독일 컵대회(DFB포칼) 1경기 등 모두 5경기를 뛰었다.
그런데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한 두 경기에서 골이 터졌다.
게다가 손흥민은 쾰른과 경기에서 데뷔골은 왼발, 그리고 이번 하노버와 대결에서 두 골은 각각 오른발과 머리로 만들며 빼어난 결정력을 자랑했다.
아르민 페 함부르크 감독이 앞으로 선발 라인업을 짤 때 충분히 고려할 만한 대목이다. 손흥민은 A대표 발탁에 대한 기대도 키웠다. 이날 경기는 조광래 대표팀 감독이 직접 지켜봤다.
조 감독은 "손흥민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는 대표팀의 주전이 될 선수다. 외국에서 계속 뛰면서 경험을 쌓으면 최고의 선수도 될 수 있다. 그의 플레이를 한번 보고 싶었다. 대표팀에서 관심을 둔다는 것을 보여주면 구단에서도 더 배려하게 된다"며 직접 독일로 건너갔다.
조 감독은 이미 지난 9월 서울에서 치른 이란과 친선경기(0-1 패) 때 손흥민의 대표팀 발탁을 검토했다. 하지만 당시 손흥민이 발가락뼈를 다쳐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어서 불러들이지 않았다.
조 감독은 내년 1월7일 카타르에서 개막하는 2011 아시안컵 참가선수 예비 명단 50명을 12월7일까지 제출하고 개막 열흘 전인 12월28일까지 최종명단 23명을 확정해야 한다.
이날 손흥민의 경기력은 조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모자람이 없어 보였다.
news@ajnews.co.kr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