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적' 명문화 재추진.."정신무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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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2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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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북한=주적' 개념이 부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의 포격으로 군인과 민간인 4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을 당하는 엄중한 사건으로 국민들의 대북감정이 극도로 악화한 데다 주적 개념 명문화로 군의 정신무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북한이 대한민국의 영토에 무차별 포격을 가하고 우리 영해에서 정상적인 경계임무를 수행하는 군함을 공격하는 상황에서 주적 개념을 명문화하지 못하는 것은 현실모순이라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27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는 당초 이달 말에 2010년 국방백서를 발간할 예정이었지만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을 반영해 사실상 확정됐던 내용을 수정, 보완하고 있다.

이번 국방백서에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사건의 의미와 배경 등이 상세히 서술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군 당국은 2004년 이후 사라졌던 '북한=주적' 표현을 명시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주적 개념의 명문화는 지난 3월26일 발생한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에도 검토됐다.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 직후인 지난 5월25일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민원로회의를 주재, "지난 10년 동안 주적 개념을 정립하지 못했다. 그간 `발밑의 위협'을 간과하고 한반도 바깥의 잠재적 위협에만 치중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주적 개념의 부활로 인식됐으나 이후 '천안함 출구전략' 논의되는 가운데 국방백서에 명기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특정 국가를 주적으로 명기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선 그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고 북한을 주적으로 낙인 찍게 되면 중장기적으로 남북 협력관계를 구축하는데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실제 2010년 국방백서 초안에는 북한의 위협 관련 내용이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 핵ㆍ미사일 등 대량 살상무기의 개발과 증강, 군사력 전방 배치 등은 우리 안보에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다"라는 2008년 국방백서 수준에서 서술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천안함 피격사건이 발생한지 8개월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연평도에 무차별 포격을 가하는 만행을 자행하자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정부 소식통은 "초안에는 들어가지 않았던 '북한=주적'이라는 표현을 명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신무장 강화 차원에서도 주적개념 부활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관진 국방장관 내정자도 전날 군 기강 확립 및 분위기 쇄신과 관련해 "과거와 같은 군인 정신이 조금 약화된 것 아니냐. 군에 대한 정신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북한이 대한민국 영토를 공격해 민간인까지 숨지는 상황에서 북한을 주적으로 적시하지 못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말까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주적 개념은 지난 1994년 제8차 실무 남북접촉에서 북한측 박영수 대표의 '서울 불바다' 발언이 나오면서 1995년 국방백서에서 처음 사용됐다가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국방백서 이후 '직접적 군사위협',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 등으로 대체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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