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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민 대부분,1·4후퇴 피란민들" · · · "피란 두번 겪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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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2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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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지현 기자) “70년 살아왔던 생활이 다 날아가 버렸어요”

26일 오후 6시 40분 인천 중구의 실내워터파크 인스파월드. 5층 짜리 건물 밖에는 경찰 두어명과 구급차가 상비해있었다. 1층 로비에 들어서자 임시 응급의료소가 설치돼있고 찜질방으로 쓰이는 2층에는 200여명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3층의 남·여 사우나탕 등은 한산했다. 모든 시설은 일반 손님들에게도 개방하며 연평도민은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불편 한 거 없어요. 여기서 잘해줘요” 말을 아끼며 미소짓던 할머니는 이내 눈물을 훔쳤다. 옆에 있던 할머니가 말을 거들었다. “처참하지. 내 집 같겠어. 뭘 물어봐.”

한 70대 노인은 “연평도 살던 대부분이 노인이 1.4후퇴때 황해도 등지에서 정부의 주도로 피난 온 사람들이다” 며 “이런 피란을 살면서 두 번씩 겪으니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기 노인들이 짧게는 5~60년, 길게는 70년 연평도에서 농사짓고 생활 터전을 다 일군 사람들이다. 그 생활이 이젠 다 날라가버렸다"고 말했다.

한 60대 노인은 "문 여닫는 소리에도 깜짝 깜짝 놀라게 된다"며 "다시 돌아갈 엄두가 안난다"고 말했다. 연평도가 아닌 지역에서 살고 싶냐는 질문에 “길도 모르고 답답해”라며 "연평도가 노인들 살기에는 좋지. 공기도 맑고···"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한 80대 노인은 “남편이 몸을 못 움직여 나올 생각이 없었다”며 “하도 대피하라고 방송에서 얘기해 묵주 하나만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부분 2층 내부의 식당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준비한 식사로 세 끼로 해결하고 남은 시간에는 티비를 보거나 이야기를 나눈다. 주민 대부분은 급하게 섬을 빠져나오느라 짐이 없어 세탁 문제 등은 심각하지 않았다. 화장실도 나눠 쓰기에 큰 불편함은 없었다. 인터뷰를 요청한 대부분의 주민들은 손사래를 저었다. 그들은 이미 많은 언론사의 취재에 지쳐있었다. 외신 기자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A씨는 “배에서 내려 땅을 밝는 순간 이제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고립된 생활로 더 마음이 힘들다. 악몽이 어디 쉽게 잊혀지냐. 여기 분들 충격이 심하니 질문하지 마라”고 말했다.

 

9시 30분경 주민들은 익명의 단체에서 후원한 떡과 통닭 등을 배급받았다.대한적십자사 인천 광역지사회 동부지구와 웅진군 자원봉사센터 등지에서 온 봉사자들 50여명이 식사 배급 등을 책임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도우미 스무명 정도를 뽑아 운영하고 있다.

jl918@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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