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양측 협상대표단은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까지 모두 4차례 공식회의와 수시 접촉을 하고 미합의 쟁점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며 일괄타결을 모색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저녁 "양측이 일단 오늘 회의를 마치고 일정을 하루 더 연장키로 했다"며 "내일 오전 회의 시간은 추후에 협의해 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양측 대표단은 매번 공식 회의를 마칠 때마다 본국과 연락을 취한 뒤 훈령을 토대로 서로 주고받기 식 협상을 벌여왔지만 완전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김종훈 본부장은 4차 회의를 마친 뒤 "아직 가야 할 길이 많다"며 완전 타결에 이르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이날 협상에서 양측은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 관세철폐기간 연장 △자동차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별도 마련 등을 놓고 집중 조율한 것으로 알려져 두 사안이 협상 마지막 국면의 최대 쟁점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확대 문제와 관련해서 김 본부장은 "오늘 회의에서도 논의되지 않았고 안 할 방침"이라고 못박았지만 미국 측이 언급조차 안 했는지 혹은 논의를 요구했으나 한국 측이 반대해 이뤄지지 않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 측은 "쇠고기 문제는 FTA와는 별개로 논의할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이지만 미국 측이 의회를 의식해 쇠고기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양측이 이날 공식회의가 끝날 때마다 본부와 연락해 훈령을 토대로 견해차를 좁혀 나갔다는 점에서 양측이 상당 정도 입장차를 좁혔으며 최종 결심만 남겨놓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김 본부장과 커크 대표는 이날 밤 공식 회의 일정을 잡지는 않았지만 전화연락이나 비공식 접촉을 계속 취하며 사실상 협상을 계속 벌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이번에 최종 합의에 이를 경우 앞으로 한 달 정도 실무진을 중심으로 합의내용을 협정문에 반영하는 조문화 작업을 거쳐 연말까지는 새로운 한·미 FTA 협정문을 완성해 서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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