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글로벌 입맛 사로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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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0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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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글로벌 브랜드별 시장점유율(단위:%)
진한 막대: 선진국시장/ 연한 막대: 신흥국시장
(출처: FT)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러시아가 글로벌 식료품업체들의 잇딴 러브콜을 받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음료업체인 펩시는 러시아 최대 식음료 업체인 윔빌단 지분의 66%를 38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의 공식적인 승인이 나면 나머지 지분도 추가로 사들여 펩시는 이번 인수건을 위해 총 54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펩시의 윔빌단 인수는 식료품 매출을 올해 100억 달러에서 2020년까지 300억 달러로 늘린다는 인드라 누이 펩시 최고경영자(CEO)가 짠 계획의 일환이다.
 
펩시 뿐 아니라 경쟁사인 코카콜라, 네슬레, 유니레버 등 글로벌 식품업체들이 러시아 진출을 꾀하고 있어 러시아가 중국, 인도 등 경쟁국을 제치고 글로벌 맛시장을 선도할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 평가했다.
 
리서치업체인 샌포드번스타인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 음료업체의 양대산맥인 펩시와 코카콜라는 러시아 주스시장을 각각 50%, 35%씩 차지한다.
 
글로벌 업체들이 러시아 현지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신흥국에 비해 러시아 시장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데다 인수절차 역시 비교적 빠르고 쉽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누이 펩시CEO는 윔빌단 인수와 관련해 “러시아 정부는 외국 투자기업들을 환대한다”고 말했다.
 
경쟁국인 중국이나 인도에 비해 러시아 시장은 외국 기업에 대한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시장진출이 비교적 용이하다는 평가다.
 
일례로 인도의 경우 외국 기업들이 현지업체들을 상대하기에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콧대높은 중국의 경우 현지기업의 외국기업에 대한 텃새가 심하다.
 
한 은행관계자는 “(중국처럼)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신흥시장에서 기업가들이 외국자본에 기업을 팔아 치울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중국은 최근 외인투자에 대한 규제수준을 높여 글로벌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잇따라 좌절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3월 중국 정부는 코카콜라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중국 최대 주스업체인 후이위안을 24억 달러에 인수하려던 계획을 무산시켰다.
 
일각에서는 러시아 시장이 다른 신흥국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스테판 파워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러시아는 다른 브릭스 국가에 비해 성장잠재력이 약하다”라며 “상대적으로 노령화됐고 미국 달러로 주로 거래하는 펩시와 같은 미국기업이 볼 때 러시아의 경제적 변동성은 지나치게 높다”고 말했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에 근접한 지정학적 이슈도 문제로 꼽힌다.
 
하지만 펩시측은 윔빌단 인수를 통해 2014년까지 연평균 1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누이 펩시CEO는 “윔빌단이 펩시의 자회사로 합류하면서 펩시의 재정매력도가 높아지고 유제품 분야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초고속 성장중인 러시아는 전략적인 요충지로 활약할 것으로 보여 식료품업계에서 펩시의 리더십을 공고히 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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