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타결 의미와 향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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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04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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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합의에서 한국은 자동차 문제와 관련해서 미국측에 상당부분 양보하는 대신에 농산물 등 일부 분야에서 한국의 요구를 관철함으로써 `이익의 균형'을 이루려는 모양새는 갖췄다.

또 30개월 이상된 쇠고기도 수입하라는 미국의 끈질긴 요구를 `뚝심 있게' 막아냈다.

이번 FTA 협의는 애초에 미국측이 기존 FTA 내용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며 수정과 보완을 요구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국은 수세적인 입장에서 협상에 임해야 했던 `불리한 협상'이었다는 `태생적 한계'가 있었다.

한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안전 기준과 연비 및 배기가스 등 환경기준 적용 완화 등 미국의 요구를 대체로 수용한 것은 한국차의 경쟁력과 한국 소비자들의 높은 안목, 미국산 자동차의 경쟁력 문제를 종합적으로 감안, 시장을 열어도 손해 볼 게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에서는 "FTA가 조기 발효되면 국내시장에서 미국차가 수천대 더 팔릴 동안 한국은 미국 시장에서 수만대를 더 팔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여왔다.

물론 "국민의 안전과 환경권을 양보한 격"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지만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소수 자동차 판매업자에 대해선 일부 기준완화를 적용하고 있다고 정부는 반박하고 있다.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2.5%) 철폐기한을 상당 정도 연장키로 수용한 점은 향후 한국의 자동차 수출에 적지않은 타격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그동안 한미 FTA가 조기 발효돼 한국산 승용차에 대한 관세가 즉시 또는 3년 이내 없어지면 일본산 자동차 등과의 수출경쟁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분석해왔다. 하지만 이번 합의로 관세철폐가 늦어질 경우 그만큼 경쟁력 확보가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관세철폐는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FTA 체결의 기본정신이라는 점에서 이번에 FTA의 근본이 크게 흔들렸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추가협상이 북한이 우라늄 핵개발 의혹 및 연평도 포격사건을 계기로 이뤄진 점도 논란의 대상이다.

정부 여당에선 한미 FTA 체결을 계기로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공고화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야당에선 `안보'를 이유로 경제를 포기한 `굴욕 협상'이라고 목청을 높이며 공격수위를 올리고 있다.

이번 협상 결과 기존에 체결된 한미 FTA 협정문 일부의 수정이 불가피해진 것도 적지않은 논란거리다.

정부는 당초 `협정문에서 점 하나도 고치지 않겠다'고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며 이번 한미간 FTA 논의가 `재협상'이 아닌 실무차원의 협의임을 역설했으나 결론적으로만 보면 약속을 지키지 못한 셈이 됐다.

당장 정부는 이미 국회에 제출돼 `폭력사태' 끝에 주관 상임위를 통과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다시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뿐만 아니라 이미 서명까지 마친 협정문에 다시 손을 대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는 점은 향후 한국이 다른 국가들과 FTA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데 있어 `굴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한미 FTA 협의가 종료됨에 따라 양국 정부는 본격적으로 국내 비준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국의 경우 정부가 FTA 비준동의안을 재제출하면 국회는 외교통상통일위와 본회의에서 이를 심의.의결할 예정인데, 벌써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비준동의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국회 처리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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