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 한국인들의 자선단체인 '동전의 희망운동본부(본부장 김기식)'는 4일 오후 신형근 주선양 한국총영사와 권유현 선양한인회장 등 200여 명의 교민이 참석한 가운데 '희망 저금통'을 수거했다. 이 저금통들은 지난 8월 이 운동본부가 선양 교민들과 기관.단체에 배포했던 3천 개 가운데 채워진 것들이다.
이날 350여 개의 저금통이 수거됐으며 하루 뒤인 5일에도 한인 교회 등에서 250여 개의 저금통을 가져올 예정이어서 이번에 모두 600여 개의 저금통이 걷힐 것으로 보인다.
동전의 희망운동본부는 이번에 모금된 '희망 동전'으로 형편이 어려워 자녀가 학업조차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인 중국인들에게 돼지를 분양해줄 계획이다.
한 가정에 한 쌍씩을 분양해 새끼를 번식시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운동본부는 이번에 모금한 동전과 거액 기부자들의 기부금을 합치면 모두 9만 위안(1천500만 원)가량이 걷혀 150여 가정에 돼지 한 쌍씩을 분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운동본부는 또 지난 11월 발족한 '동전의 희망 청소년 자원봉사대' 소속 학생들이 희망 돼지를 분양받은 중국 가정과 자매결연, 이들을 후원하도록 했다. 이 자원봉사대는 선양에 거주하는 130여 명의 한국 청소년들로 구성됐다.
김기식 동전의 희망운동본부장은 "산업은행 선양사무소의 지원으로 지난 8월 시범적으로 한 중국 가정에 분양한 희망 돼지가 8마리의 새끼를 낳았다"며 "이 중국인은 가난 때문에 학업을 계속하기 어려웠던 자녀가 대학까지 갈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며 고마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의 작은 정성이 어려운 중국인들에게 자활의 기회와 희망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동전의 희망운동본부와 협약을 체결, 희망 동전 모으기 운동을 지원해온 선양 홍십자회 쑤루(宿魯)부회장은 "외국인들 가운데 중국인을 돕기 위해 적극적인 자선활동을 펼치는 것은 한국인들뿐"이라며 "한국인들의 따뜻한 마음이 중국인들을 감동시키고 있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그는 "많은 사람이 정성을 모아 큰 사랑을 이루는 이런 방식의 모금운동은 중국도 배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양에서 시작된 희망의 동전 모으기 운동은 중국한인회의 지원을 받아 중국 전역으로 확대됐다. 중국 내 55개 지역 한인회가 지금까지 3만여 개의 저금통을 교민들에게 배포했으며 선양을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나눠준 저금통을 수거, 모금된 돈으로 중국의 소외계층을 돕게 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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