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병용 기자)요즘 포스코의 고민은 이만저만 아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생산시설 증설로 후판 공급량이 수요를 초과할 전망이어서 이들 업체와 피튀기는 경쟁이 불가피한데다 중국산 철강제품의 국내시장 잠식도 우려의 수준을 넘어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730만t), 동국제강(440만t), 현대제철(150만t) 3사의 내년 후판생산량은 1320만t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820만t보다 38% 가량 증가한 셈.
국내 후판 수요가 1250만t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내년부터 후판시장은 공급초과 상태가 된다. 게다가 현대제철이 추진하고 있는 제3고로가 내년 본격 착공되면 후판 생산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 시황이 예전처럼 살아나는 것을 당분간 힘들다”며 “이로 인해 후판 수요 역시 정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 사이에 판매처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문제는 현대체철은 현대ㆍ기아차뿐 아니라 현대중공업그룹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는 점이다. 포스코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현대제철은 후판 시장이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될 것을 예상하고도 제3고로를 후판 중심으로 육성할 예정이다. 그만큼 수요처 확보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독점적 위치를 누렸던 포스코로서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이에 포스코는 최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을 개별 관리하는 전담팀을 신설했다. 각 사별 전담팀은 강종 개발부터 제품 판매, 사후 서비스 등 ‘원스톱 서비스’를 조선 3사에 제공하게 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2기의 고로를 가동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포스코의 독점적 지위가 사라져가고 있다”며 “포스코의 이러한 변신은 향후 치열해질 경쟁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도 포스코를 위협하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에서 들여오는 판재류 비중이 지난 2003년 전체 수입의 29% 수준에서 지난해 67%까지 높아졌다. 우리나라는 대중국 수출은 지난 2000년대 이후 판재류가 중심이다. 반면 중국에서 수입하는 철강재는 단순한 봉형강류가 대부분이었다.
포스코경영연구소 관계자 “중후판, 열연강판 판재류 시장에서 중국의 수출제품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의 철강업체들이 경쟁 관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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