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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생태계 폭군 '까치와의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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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0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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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한전, 개체수 감소 업무협약 '진풍경'

지난 2일 제주시청에서 박완웅 한국전력 제주지사장(왼쪽)과 김병립 제주시장(가운데), 고희길 한국야생동식물보호관리협회 제주지부장이 '까치 개체수 감소를 위한 공동관리 협약'을 맺고 있다.
제주시에서 포획한 까치.
 (제주=아주경제 강정태 기자) 제주 농작물과 전력망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며 골칫덩어리로 전락한 까치를 놓고 책임 논란이 일고 있다.
 
 까치 방목에 대해 세월을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제주에 지난 1989년 까치 53마리가 방사됐다. 길조라 여겼지만 까치가 그동안 제주에선 볼 수 없었던 사건이었다.
 
 왕성한 번식력을 자랑하는 까치는 그 후 증식을 거듭한다. 10년이 지난 1998년엔 2000여 마리로 늘어나더니 2007년 3만 2000여 마리, 최근 3년간 가파른 상승을 거듭해 올해엔 13만 마리까지 불어난 것으로 제주시는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까치가 전신주에 까치집을 지어 정전피해를 일으키고 감귤 등 농작물을 마구잡이로 쪼아 먹어 한해 농사를 망치는 주범으로 떠 오른 것. 20년 전만 해도 제주에선 걱정할 필요가 없었던 일이다.
 
 한국전력공사는 최근 3년간 까치로 인해 발생한 정전발생 건수가 292건으로 집계했다. 정전피해 예방을 위한 설비보강 비용만 연간 4억원 이상이 들고 있다고 한국전력공사 관계자가 하소연할 정도다.
 
 농작물 피해는 곳곳서 피해신고가 들어올 뿐 산출이 어려워 집계조차 되지 않은 실정이다.
 
 제주시는 까치제거를 위해 까치틀, 사냥용 총기, 까치집 제거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까치 한 마리당 3500원이란 현상금까지 내걸었을 정도다.
 
 급기야 제주시와 한국전력공사 제주지사, 한국야생동식물협회 제주도지부는 지난 2일 ‘까치 개체수 감소를 위한 업무협약’까지 맺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까치 제거를 위한 작업이 힘이 부치자 공조에 나선 셈이다. 길조라 여겼던 까치가 흉조로 공식화 되는 순간이었다.
 
 제주시 관계자는 “지난 1989년 아시아나항공 취항 1주년, 일간스포츠 창간 20주년 기념행사로 제주에 까치를 방사한 뒤 개체수가 급증했다”며 “매해 2만 마리 정도를 포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제주지점 이종철 과장은 “당시 까치 항공운송과 방사하는데 직원들이 참가는 했다”며 “일간스포츠사의 행사에 협찬형태로 참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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