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은 비록 연평도 해상에서 사격 훈련을 하지 않는다 해도 같은 서해 5도인 대청도 해상이 사격 훈련 장소로 포함돼 안심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북한의 포 사격 이후 한 번도 섬을 떠나지 않았던 신유택(70) 할아버지는 "연평도, 백령도에서는 안 한다니까 좀 안심되지만 그래도 불안한 건 여전하다"며 "이 곳에서 안 한다고 해서 북한이 포를 안 쏜다고 장담할 수 없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이른 아침 밭에 나가 마늘을 덮고 돌아온 이태순(74.여) 할머니도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 할머니는 "우리 군에서 사격 훈련하는 것조차 무섭다. 여기 있기가 불안하다"며 "연평도 주민이나 대청도 주민이나 다 마찬가지 마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이날 풍랑주의보로 여객선이 뜨지 않는 게 마음에 걸리는 듯 "빨리 나가야 하는데‥"라며 초조해했다.
5일 오후 섬에 돌아와 이날 아침부터 김장 배추를 절이던 박모(69)씨 내외는 애써 태연한 자세를 보였다.
박씨의 부인은 "지난번에 당했으니 겁이야 나긴 나지만 여기에 우리만 있는 게 아니니까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대피소로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대청도 해상에서 사격 훈련을 하는 우리 군 당국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40대 김모씨는 "어차피 서해 5도니까 대청도라 해도 거기서 거기 아니냐. 북한이 제정신이 아니라 연평도로 포를 쏘지 않으리란 믿음이 안 간다"라고 우려했다.
김씨는 "지금은 서로 열 받아있는 상태라 조금 자제했으면 좋겠다. 화가 났을 때는 한 발짝 물러나 있는 게 상책"이라며 "냉정을 찾고 서로 대화를 해야지 너무 강경책으로 가는 건 좋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길에서 만난 한 주민도 "안 하려면 다 하지 말아야지 왜 대청도에서 사격 훈련을 하느냐"라며 불만을 터트렸다.
연평면 관계자는 "연평도에서 사격 훈련을 하면 미리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는데 일단 연평도가 빠져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무슨 일이 생기면 즉각 주민들을 대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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