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 서막] '줄라이 패키지' 시한 임박…韓원화 절상 요구 거세지나

  • 환율 1350.0원…8개월 만의 최저치

  • 美, 수출 경쟁력 위해 약달러 압박

 
아주경제 그래픽팀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한·미 관세 협상 마감 시한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원화 절상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선 미국이 제조업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달러 약세를 유도를 포함한 복합적인 통상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새 정부 경기 부양 기대감까지 커져 원·달러 환율 연간 하단이 130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는데, 우리 수출 기업들에는 관세 충격에 이은 이중고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7.4원 내린 135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11일(1349.5원)이후 약 8개월 만에 최저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 중순부터 1300원대에 안착했다. 4월까지는 미·중 간 관세전쟁으로 달러·위안 환율이 상승하고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4월 조기 대선 일정이 정해지고 5월에는 미·중 갈등에 대한 우려 완화에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 가치도 절상되기 시작했다. 

특히 5월 초 원·달러 환율이 대만 달러 환율 급락세에 연동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무역적자국에 절상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하면서다. 미국의 이란 침공으로 중동 리스크가 커졌을 당시 원·달러 환율 수준이 1380원대까지 치솟긴 했지만 최고점은 1384.4원에 그쳤으며 단기간 20원 이상 다시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향후에도 관세 협상에서 대만과 경제 구조가 비슷한 한국 원화가 프록시 통화로 작용하면서 헤지 수요가 유입돼 원·달러 환율이 더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환율 관찰대상국에 지정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별 무역 협상에서 환율 문제를 별도로 다루는 상황에서 한국이 관찰 대상국에 지정된 것은 향후 미국이 원화 절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무역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환율 관련 논의가 이뤄질 여지가 남아 있다"며 "논의 가능성 만으로도 협상은 원·달러 환율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예외주의 약화에 따른 달러 가치 하락, 새 정부의 경기 부양 기대감 등도 원화 강세 요인이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외환분석부장은 "5월 이후 원·달러 환율은 중국에 의한 아시아 통화 안정세와 대만 달러 변동성의 파급 효과 등 두 가지가 공존하는 흐름"이라며 "올 하반기 미국 예외주의 약화와 글로벌 탈달러화 모색에 의한 약달러 여건이 유지되면서 원·달러 환율도 약달러에 연동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관세 협상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미국 측의 환율 관련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 크다"며 "우리나라는 새 정부 출범과 맞물린 외국인 자금 유입, 주가 상승까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 추가 하락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연간 환율 하단은 1300원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오는 8일 관세 협상 마감 시한을 앞두고 외환시장에 경계감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6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의장 흔들기가 더욱 강화될 것이고 7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역시 증폭되면서 달러화 추가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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