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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년을 비워낸 박서보의 ‘손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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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08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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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용환 기자) 한국추상미술의 선구자 박서보가 60여 년 집착한 묘법회화의 세계를 조명하는 개인전이 내년 1월 20일까지 국제갤러리에서 열린다.

총 50여점이 전시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작가의 다양한 작업 중에서도 전후기 묘법시대와 에스키스 드로잉 작업에 초점을 맞췄다. 본관과 신관 두 개의 전시관을 통해 선보이는 전시는 시대별로 구획해 작가의 초기 작업에서부터 최근 작업까지 40여 년을 아우르는 작업의 변천사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작품들은 단순한 작업방법의 변천을 넘어 “그리기는 자신을 갈고 닦는 수신(修身)“이라고 강조한 작가의 인생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부단히 그려가는 작업에서부터 다시 모든 것을 비워내는 작업여정을 통해, 팔순 작가의 변함없는 창작 투혼과 함께 원숙한 삶이 만들어 내는 깊이를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작가는 1957년 한국 엥포르멜(Informel)운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현대미술가협회의 주요 멤버다. 1960년대 중반부터는 유전질, 허상(虛像)시리즈를 발표하며 보다 발전된 추상표현주의를 선보인다.

1970년대 이후 묘법(描法)회화를 통해 새로운 전환을 시도한다. 작가 스스로가 지칭하듯 ‘손의 여행’으로 일컬어지는 묘법은 그의 회화의 정점을 이룬다는 평을 받으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초기의 묘법 회화와 더불어 1980년대 이후 본격화 된 후기 묘법에서는 종이 대신 한지를 이용하여 된 화면 안에 선 긋는 행위를 통해 반복적인 구조를 드러내며 고도의 절제된 세계를 표현했다. 특히 이 묘법 회화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는 과정을 거치며 완성에 이르는 동양회화의 정신세계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작가는 2008년 한국미술협회에서 주관하는 미술상인 ‘올해의 미술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현재 일본 도쿄도 현대미술관과 후쿠오카 시립미술관을 비롯하여 프랑스의 FNAC(’Art Contemporain)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국, 내외 미술관에 많이 볼 수 있다.

◇ 앰포르멜 추상주의란?

앵포르멜이란 ‘비정형’을 의미하는 말로, 넓은 의미에서 보면 추상표현주의의 범주에 들지만, 특히 미국의 액션 페인팅에 대응하는 프랑스의 예술 동향을 가리킨다. 앵포르멜 추상주의는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일어난 서정적 추상회화의 한 경향으로 정형화되고 아카데미즘화 된 추상, 특히 기하학적 추상에 대한 반동으로 생겨난 것으로, 격정적이며 주관적인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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