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5억 명에 달하는 이동통신 가입자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이동통신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인도가 '통신'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도 사법당국은 이날 안디무투 라자 전 통신부장관(사진)을 포함한 관리 5명의 사무실을 급습했다. 2008년 통신 대역폭 할당 과정에서 드러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인도중앙수사국(CBI)은 이날 뉴델리와 첸나이에 있는 라자 전 장관의 자택과 사무실을 수색했다고 CBI 대변인이 밝혔다.
라자 전 장관은 정부에 389억 달러의 손실을 입힌 혐의로 지난달 물러났다. 통신부가 2001년 경매가대로 주파수대역을 팔지 않은 점이 정부 감사 결과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는 혐의를 부인해왔다.
CBI는 또 시다르타 베후라 전 인도 통신부 차관과 스리다르 전 통신위원회 위원의 자택, 라자 전 장관의 비서 R.K. 찬돌리아의 자택 3군데와 사무실 등을 수색했다고 밝혔다.
베후라 전 차관은 "CBI가 와서 일부 문서를 보고 곧 자리를 떴다"고 말했다. 라자 전 장관을 제외한 네명은 체포되지도 혐의를 받지도 않았다.
CBI는 지난 1년여간 2세대(G) 이동통신 대역 배분 과정에서 일어난 정보통신부 부패혐의에 대해 조사해 왔다. CBI는 2009년 10월 정보통신부를 급습하기도 했다.
인도 대법원은 이번 사건을 심리하고 있으며 의회 결산위원회는 감사기관의 결과를 검토하고 있다. 야당측은 정부가 이번 혐의를 조사하는 합동의회위원회 제안을 거부하자 지난 11월초부터 의회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있다.
지난달 라자 장관 사임으로 후임에 오른 카필 시발 장관은 2008년 정보통신부가 사업권을 허가한 85개 업체에 대해 이번 주말쯤 벌금 부과 및 사업권 취소를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스캔들이 확산되면서 인도 경제도 요동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라자 장관이 사임하자 외국계 자금 유출액은 눈에 띄게 늘어 순유출된 금액만 1억5800만 달러에 달한다.
지난 10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인도 센섹스지수도 11월 라자 장관 사임 직후 2주간 7% 넘게 추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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