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지분 매각이익 회수가 늦어질 경우 론스타의 고배당 논란을 불식시키기 어려워지는 데다,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이 보유한 현대건설 지분은 8.72%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그룹이 제시한 인수가격을 적용하면 지분 매각이익은 1조2000억원 수준이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할 경우 이는 고스란히 하나금융의 몫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현대그룹이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으로부터 조달한 대출금 1조2000억원의 대출계약서 제출 여부를 놓고 채권단과 현대그룹이 갈등을 겪으면서 현대건설 매각작업이 난관에 봉착했다.
여기에 입찰에서 패한 현대차그룹까지 연일 현대그룹에 대한 공세를 펼치면서 얽힌 실타래를 풀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건설 매각 여부가 법정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내년 1ㆍ4분기 중 매각 완료라는 당초 계획은 물건너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매각이 지연되면서 하나금융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현대건설 지분 매각이익은 내년 1분기가 아니라도 언젠가는 들어올 금액이다.
문제는 하나금융이 현대건설 매각차익을 근거로 론스타의 고배당을 용인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금융과 론스타는 올해 외환은행 결산 배당에서 주당 배당금을 850원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을 계약서에 포함시켰다.
이럴 경우 론스타가 챙길 총 배당금은 3600억원으로 올해 외환은행 전체 순이익의 30% 이상이다.
하나금융 측은 론스타가 이미 1000원대의 배당을 요구한 상황에서 지나친 고배당을 막기 위해 주당 배당금을 제한한 것이며, 내년 반영될 현대건설 매각이익을 고려하면 손실을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건설 매각이 예상보다 훨씬 지연되거나 자칫 판이 깨질 경우 하나금융은 상당한 심리적 부담을 안게 된다.
구용욱 대우증권 팀장은 "현대건설이 팔리는 것을 전제로 론스타에 주당 배당금을 850원까지 보장한 것"이라며 "매각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하나금융 주가도 단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대건설 매각이익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지분을 인수한 후에 실현될 이익"이라며 "이를 근거로 론스타가 배당 규모를 높인 것이라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하나금융이 경제적으로 입을 타격은 미미하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이고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건설 지분은 계속 보유하면서 언젠가 매각이 되면 이익으로 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에 매각이 늦어질 경우 심리적 부담은 있어도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지는 않는다"며 "경영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구 팀장도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이익이 줄어드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지분 매각이익은 반영 시점이 좀 지연되더라도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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