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필드에서 샷을 실수해 볼이 사람 쪽으로 날아갈 때 골프에서는 '포어'(Fore)라고 외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다른 사람이 볼을 맞고 다칠 수 있기 때문에 '포어'를 외치는 것은 골프장에서 중요한 에티켓으로 통한다.
그러나 '포어'를 외치는 것이 법적인 의무는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미국 뉴욕 최고법원은 22일(한국시간) 애저드 애넌드라는 외과의사가 친구인 애누프 카푸어와 골프를 치다 그가 친 공에 맞아 실명하자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애넌드는 2002년 10월 뉴욕의 한 골프장 9홀 코스에서 경기하던 중 공을 찾다가 카푸어가 친 공을 맞고 실명했다.
애넌드는 카푸어가 경고 메시지를 외치지 않아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카푸어가 잘못된 샷을 날릴 때 조심하라고 소리치지 않은 것은 고의적이거나 부주의한 행동이라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판결문은 "애넌드가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구역에 있었고, 골프를 치러 간 것은 이미 경기 중 일어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을 감수한 것이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애넌드의 변호인은 애넌드가 이 공을 맞고 앞을 보지못해 의사로서 일을 할 수 없게 됐다면서 이 소송이 재판없이 기각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구역'이라는 것은 골퍼의 기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당시 상황에 대한 당사자들의 말이 엇갈려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애넌드는 고소장에서 카푸어에게 4∼6m 가량 떨어진 곳에서 볼을 찾고 있다가 돌아봤을 때 공을 맞았다고 진술했다.
함께 골프를 친 다른 사람도 애넌드가 6m쯤 떨어져 있었고, 카푸어의 샷이 날아갈 것이라 예상된 방향에서 50도 가량 떨어진 지점에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카푸어는 애넌드가 더 멀리 서 있었고 각도도 60∼80도였다고 말했다. 또 애넌드 쪽으로 공이 날아갈 때 경고 메시지를 외쳤다고 밝혔지만, 그 소리를 들었다고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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