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년간 이어졌던 부산∼거제 뱃길이 연말엔 완전히 끊긴다.
부산과 거제를 오가던 여객선 선사들이 거가대로 개통으로 해상운송 수요가 크게 줄었다며 폐업 절차에 들어가 항로가 폐쇄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22일 부산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부산∼고현, 부산∼옥포, 부산∼장승포를 운항하고 있는 여객선 선사 4곳이 연말까지 운항을 중단하겠다는 휴항계를 제출, 이날 오전부터 뱃길이 끊겼다.
여객선사들은 "거가대로 개통 이후 승객이 개통 전에 비해 80∼90%나 줄어 도저히 배를 띄울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들 회사는 '휴항계 제출→운항중단→해상여객운송면허 반납→폐업'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부산∼거제 뱃길이 내년에 다시 열릴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배 3척으로 부산∼고현, 부산∼옥포, 부산∼장승포를 운항하고 있는 서경해운과 ㈜서경은 운항을 중단하고 폐업절차를 밟고 있다. 서경 측은 "거가대로 개통 이후 승객이 개통 전에 비해 10% 이하로 떨어졌다"며 "때로는 승객이 2, 3명 밖에 안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선원을 포함한 직원 28명은 이미 해고통보를 받았다.
배 1척으로 부산∼고현을 운항했던 ㈜가고오고는 거가대로 개통식이 있었던 13일부터 배를 묶었다. 거가대로의 영향으로 승객이 90%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선원을 포함한 직원 11명은 이미 일자리를 잃었다.
여객선 2척으로 부산∼장승포, 부산∼옥포를 운항중인 ㈜청해진해운은 일단 이달 말까지는 운항해본다는 입장이었지만 20일 휴항계를 내고 배를 띄우지 않기로 했다.
한 여객선사 관계자는 "거가대로 개통 이후 부산∼거제 여객선은 파리만 날리고 있다"며 "버스 준공영제처럼 부산시와 경남도가 지원해 부산∼거제 여객선 일부를 살려주고 해고된 직원들에게는 대체 일자리를 알선해 주는 등 생계지원책을 마련해주지 않는 이상 다시 배를 운항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여객선사들은 거가대로 개통으로 승객이 80% 이상 줄 것으로 예상돼 최소 5년간의 영업손실 보상을 요구하며 거가대로건설조합 측을 상대로 소송을 낸 상태다.
그러나 거가대로건설조합은 "거가대교 공사로 항로가 폐쇄되는 것이 아닌데다 국내에서 보상 전례가 없고 보상해 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전혀 없어 손실보상은 어렵다"며 맞서고 있다.
부산∼거제 여객선사 지상근무직원 등 127명은 거가대로 개통에 따른 생계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10월20일부터 이틀 간 여객선 운항을 중단하기도 했다.
부산∼거제(고현, 옥포, 장승포) 항로에는 ㈜서경, ㈜가고오고, ㈜청해진해운, 서경해운 등 4개 선사가 3개 항로에 여객선 6척을 운항했었다.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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