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구제역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사상 최악의 구제역 파동으로 꼽히는 2001년 영국의 사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구제역 파동은 구제역이 단순 가축 전염병이 아니라 국민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전역을 휩쓴 9개월간의 구제역으로 인해 살처분 된 가축은 모두 600만~700만 마리에 이른다.
축산부문의 피해는 물론 관광 산업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처음 의사 구제역 발병이 신고된 것은 201년 2월 19일 잉글랜드 에섹스주의 한 도축장이었다.
곧바로 구제역으로 판정됐으나 이미 최소 57개 농가의 가축들이 구제역에 감염된 상태였다.
이후 구제역은 급속도로 확산돼 44개 시군의 2천 곳에서 발병한 것으로 신고됐다.
구제역이 절정에 달했던 4월에는 수의사와 방역당국 요원 등 모두 1만명 이상이 방역에 투입됐고 하루 최고 10만 마리의 가축이 살처분 되기도 했다.
축산업이 붕괴된 것은 물론 관광산업의 피해도 막중했다.
구제역이 발생하자 각 지역정부는 관광객들의 진입을 차단했고 소각.매장 등 살처분 장면과 살처분을 기다리는 가축들의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관광객 유입이 급격히 감소했다.
영국 내에서의 지방으로의 관광이 완전히 끊긴 것은 물론 외국 관광객도 크게 줄었다.
구제역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에 방역 당국은 제한된 범위 내에서 응급 백신 접종을 허가했으나 백신 접종에 필요한 수의사 등의 지원이 미흡해 백신 접종 프로그램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영국은 과거 경험을 토대로 구제역 위기관리 지침이 만들어져 있었으나 10개소 미만의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할 경우를 상정한 것이었다.
그러나 2001년에는 첫 발병 판정 이전에 이미 최소 57개소에서 감염돼 확산 중이었기 때문에 동시 다발적인 발병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고서는 또한 발생 초기 사태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해 너무 늦게 대응했고 부처간 협력도 미흡했다고 결론지었다.
살처분 등에 투입된 정부의 직접 비용 지출은 30억 파운드가 넘었고 민간부문의 비용 지출은 50억 파운드로 추산됐다.
32주 동안 지속된 구제역 파동이 9월 말로 종료된 뒤 영국은 2002년 1월 22일 국제수역사무국으로부터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다시 부여받았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도 곧바로 육류 및 가축 수출 제한조치를 해제했다.
영국 재무부는 구제역으로 인한 순수 경제적 피해는 국내총생산(GDP)의 0.2%인 약 20억 파운드로 추산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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