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軍 개혁, 자기희생 없이 될 수 없다”

국방부 새해 업무보고 “천안함·연평도 사태 전화위복 삼아 정말 변화해야”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오후 서울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
방부의 2011년 업무추진계획 보고에 앞서 인사말하고 있
다. [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군의 개혁은 자기희생 없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방부의 내년도 업무추진계획 보고를 통해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 등 좋은 일이 많았는가 하면 천안함 사태나 연평도 도발 등도 있었다. 우린 이런 일을 전화위복으로 삼아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분단된 나라가 세계 7위의 수출국가, 세계 15위의 경제대국이 된 건 군이 국민이 하고자 하는 일에 전력을 쏟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군에) 감사한다”고 전한 뒤, 특히 “이번 일(연평도 도발)로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의심받고 (국민이) 불안하게 생각했지만, 군이 변화를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국민이 다시 신뢰하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군이 이 기회에 정말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조직과 개인의 이기주의 때문에 개혁을 다소 주저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러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군도 확고하게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그럴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관련된 모든 사람이 확고한 신념을 갖고 군 개혁에 임해주기 바란다. 그게 우리 군의 명예를 높이고 국방력을 높여 북한이 감히 도발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고 역설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전쟁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전쟁과 도발을 억제하는데 제1차 목표가 있지만, 도발을 당했을 땐 승리해야 하고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건 두 가지다. 강한 대응력과 이를 실현할 용기가 있어야 하고, 또 국민의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천안함 사태 때 국제공조를 통해 매우 과학적이고 완벽하게 조사했지만 (그 결과를) 부정하는 세력이 있었다”면서 “북한이 천안함 사태 이후 연평도 도발을 일으킨 건 ‘우리가 이런 사태를 일으키면 대한민국 국론이 분열된다. 전쟁세대와 평화세대가 갈라진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연평도 도발 이후 우리 국민 대다수는 국론을 통일했다고 생각한다”며 “국론이 통일되고 군사력을 완벽히 준비해 대응책을 강구하면 북한이 감히 도발하지 못한다. 우리 군은 그런 태세가 됐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고 자신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과거엔 민간 기업이 간결한 보고 절차와 양식 등 군의 행정을 많이 받아들였지만, 지금은 민간이 더 간결하고 군은 관료화됐다. 군의 장점을 민간이 배웠는데, 민간은 더 발전하고 군이 복잡해진 게 현실이다”며 “(군이) 자기 살을 깎는 각오를 하고 장군들부터 잘 해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민간은 세계와 경쟁하는 ‘생존의 게임’을 했기 때문에 발전할 수 있었지만, 군은 전후 60년간 (현실에) 안주했다”는 게 이 대통령의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군은 이제 2010년의 무거운 마음 털어버리고 2011년부턴 새롭게 사기를 충전해야 한다”면서 “군다운 군의 모습을 회복하고 젊은 장병들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 군 스스로 신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