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ㆍ해운 올해 경기전망은 ‘부익부 빈익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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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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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5대 외화가득사업인 조선과 해운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의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는 모습이었다. 올해에도 점진적인 시황 회복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업체별 온도차이가 뚜렷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업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의 시황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황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컨테이너선 시황은 올해에도 순항할 예정이지만,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는 벌크선은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선행산업인 해운업의 부분별 희비가 엇갈리면서 신조선 발주시장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발주되기 시작한 대형 컨테이너선은 선진국의 선박환경규제와 맞물려 올해 본격 발주될 것으로 보이지만, 벌크 및 탱커선 발주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이 따라 친환경 대형 컨테이너선 건조에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웃음꽃이 피웠지만, 벌크선 중심의 중ㆍ소형 업체들의 존폐 위기에 몰려있다. 이밖에 최근 고공 행진을 하고 있는 유가 역시 올해 조선ㆍ해운 시황의 중요 변수로 꼽히고 있다.

◆컨船 ‘맑음’, 벌크 ‘흐림’

해운업은 올해에도 선박 공급과잉에 따른 수급불균형 문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할 전망이다.

윤민수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점진적인 시황회복세로 인한 선사들의 실적 개선 및 금융기관들의 선박금융 재개로 인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인도가 지연되었던 선박들의 인도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점적 성격의 컨테이너선 시장은 주요 항로별 선사간 공조체제에 힘입어 공급과잉 부담에도 운임 인상에 성공, 2009년 하반기부터 시황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올해에도 점진적인 물동량 증가와 노후선 교체에 따른 선복량 감소로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국내 대표 컨테이너 선사들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모두 지난해 흑자로 전환하는 등 글로벌 경기침체에서 완전히 회복했다.

반면 완전 경쟁체제인 벌크선 시장은 개별 선사들의 공급조정을 통한 화주 협상력 제고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회복세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벌크 운임지수인 BDI는 올해 2000~2300포인트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분석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2012년까지 벌크 선사들의 순수익률은 32%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 업체 중에서는 STX팬오션, 대한해운 순으로 수익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조선 ‘양극화 현상’ 심화

신조선 시장이 해운 시황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만큼, 예전과 같은 대규모 발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리먼쇼크’에서 벗어난 컨테이너 선사들의 발주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칠레 선사 CSAV는 최근 삼성중공업에 8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하팍로이드도 현대중공업에 1만3200TEU급 컨테이너선 4척을 발주했으며, 기존에 발주했던 6척의 8600TEU급 컨테이너선을 1만3200TEU급으로 변경했다.

이외에도 머스크, 씨스판, MSC 등 상당수의 글로벌 선사들이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위해 국내 대형 조선소를 접촉하고 있다.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해 대형 컨테이너선 시장 살아나서 희망을 많이 줬다”며 “(이런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업체는) 대한민국 몇 개 조선소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대형 조선사들과 달리 중ㆍ소형 업체들은 선박건조를 위한 RG(선수금 환급보증)를 발급받는 것조차도 애를 먹고 있다. 이들 업체가 주로 벌크선이나 탱커선을 건조하기 때문에 신규수주가 어려움을 겪자 금융권에서 RG발급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수에 있는 중소 조선사 관계자는 “RG가 발급되지 않아 그마나 수주한 물량도 취소될 처지”라며 “올해에도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고유가’라는 변수

한편 최근 들어 두드러지고 있는 고유가 흐름 역시 조선ㆍ해운 시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환영하고 있다. 유가가 80달러 수준을 유지하면 그동안 연기됐던 대규모 해양플랜트가 재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올 상반기 중 대략 6척 정도의 드릴십 수주가 확정적이다. 현대중공업도 대규모 해양플랜트 프로젝트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선사들의 원가구조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10~20% 수준이이서, 유류비 부담은 이들 업체의 수익성 개선을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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