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약 15분간의 통화에서 “인간의 힘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엄청난 자연재해를 입은데 대해 일본 정부와 국민에게 진심으로 애도와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간 총리가 경황이 없을 것 같아 이제야 전화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UAE 출국 전날인 11일 오후 일본의 지진 피해 소식을 접하고 간 총리에게 위로전을 보낸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간 총리가 지도력을 발휘해 신속히 대처하는 모습을 잘 보고 있다”면서 “일본 국민이 엄청난 자연재해 앞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하는 건 감동적이다. 난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서 이번 재해에 대한 위로를 전하고 허락한다면 구조활동팀을 보내려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한국민 모두의 이름으로 위로하고, 일본 정부의 노고에도 격려의 말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간 총리는 “이 대통령이 지진 발생 당일 위로전을 보내주고, 오늘 이렇게 따뜻한 말을 해줘 감사하다”며 “일본이 과거에도 몇 차례 큰 지진과 해일을 겪은 경험이 있지만 이번 해일·지진은 지금껏 겪지 못한 유례없는 것으로 피해도 심대하다”고 전했다.
이어 간 총리는 “일본 국민과 정부는 이번 사태에 냉철하고 침착하게 대처하고 있고, 한 사람의 목숨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진력하고 있다”면서 “어제 한국 구조견 팀이 도착해 미야기현(縣)에 투입됐다는 보고를 받았다. 첫 번째 해외 (구조)팀으로 온 구조견팀에 대해 일본 국민이 감격해 하고 있고, 국민을 대표해서 감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이 대통령 말대로 한국 구조팀이 파견될 수 있도록 (관련 업무를) 조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간 총리는 “이번 지진 때문에 원자력발전소 일부의 가동이 정지돼 있으나 격납용기 손상이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방사능이 대기 중에 미미하게 유출되고 있지만 대량으로 유출된다는 보고는 없다”며 “정지된 원자로에서 열을 제거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고, 이런 의미에서 방사능이 대량 방출된 체르노빌 사고와는 근본적으로는 다르다. 이 문제는 우리가 주의하면서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도 “간 총리가 리더십을 발휘해 잘 수습하리라고 믿는다”면서 “일본 국민의 훌륭한 대처모습을 보며 일본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게 이번 사태를 수습할 것으로 믿는다. 원전 방사능 유출(우려)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 사고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잘 알고 있고, 일본 정부가 잘 통제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우리 구조팀은 일본의 구조 활동을 방해하지 않고 우리 책임 하에 활동할 수 있도록 구성해 파견하겠다”며 “이웃나라로서 최선을 다해 물심양면으로 돕는 게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간 총리도 “한국과 일본은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이번엔 우리가 많은 도움을 받게 됐다”며 “한국이 어려움에 처했을 땐 우리가 많이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대통령이 외교활동 중 전화를 해 감사하고, 격려에 힘입어 최선을 다해 극복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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