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국내 금융권 국제경쟁력 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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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2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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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22일 “국내 금융회사는 인력과 경험, 정보, 네트워크 등에서 국제적으로 열위에 있다”고 지적했다.

어 회장은 이날 국제금융센터 주최로 열린 최고경영자(CEO) 국제금융포럼에서 “센터크레디트은행(BCC)에 대해 관리가 안됐던 것은 그 나라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았던 것도 원인이지만 국민은행이 관리할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KB금융은 지난 2008년 카자흐스탄의 BCC를 인수했다가 4000억원 이상의 투자 손실을 입은 바 있다.

어 회장은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금융회사의 열악한 수익 구조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중국의 국민은행 지점을 가보니 위안화 예금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일종의 수수료로 먹고 사는 구조였다”며 “달러 기준으로는 이익이지만 원화로 계산하면 적자를 보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한계는 국내 금융회사의 대외 인지도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어 회장이 제시한 자료를 살펴보면 세계 1000대 은행 중 기본자본 기준으로 KB금융 69위, 우리금융 71위, 신한금융 87위, 농협 105위, 하나금융 120위, 기업은행 122위 등이다.

브랜드가치는 KB금융 80위, 신한금융 125위, 기업은행 146위, 우리금융 485위 등이다.

어 회장은 “이 같은 격차를 단시일 내에 극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국내외 네트워크를 강화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정보와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지점 규모의 해외 은행을 인수했다고 글로벌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외국 은행들과 전략적인 제휴 관계를 맺고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 회장은 태국 시암상업은행(SCB), 스페인 산탄데르은행, HSBC와 같은 인수합병(M&A) 전략과 맥쿼리, 호주뉴질랜드(ANZ)은행, 중국공상은행(ICBC)과 같은 지분투자를 통한 파트너십 구축 및 BNP파리바, HSBC와 같은 지분 공동출자를 통한 법인 설립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경영은 외국인에게 맡기고 우리는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가면 되며 미국계 은행들이 싼값에 많이 나와 있기 때문에 돈 많은 기업이 나가서 사면 효과적으로 국제화될 수 있다”며 “다만 KB금융은 아직 선진국 은행을 사서 관리할 능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어 회장은 금융인력 개발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국 일류대학 출신보다 미국 삼류대학 출신이 바로 실무에 투입돼 업무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국내외 우수한 금융인력 풀을 구축하고 금융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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