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돈(韓豚)에 대한 국민의 지속적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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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0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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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축산업 기반마저 흔드는 대재앙 초래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사)대한양돈협회 이병모 회장 기고 = 지난 해 11월 29일 경북 안동에서 접수된 구제역 의심신고가 양성판정을 받으면서 시작된 이번 구제역은 경기 북부, 경기 남부, 강원, 충청지역을 거쳐 영남지역까지 번지면서 대한민국 축산업을 초토화시켰고, 피해액도 수조원에 이르는 등 가히 국가적 재난사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그 동안 전국 11개 시·도, 75개 시·군·구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소, 돼지 등 346만6173마리를 살처분 매몰했다. 소는 전체사육두수(335만마리)의 4.5%인 15만 870마리가 살처분 됐으며, 돼지의 경우는 988만마리의 33.4%인 330만4582마리가 살처분 매몰되어 이번 구제역 사태는 우리나라 축산업 기반마저 흔드는 대재앙을 가져오는 결과를 낳았다.

대한양돈협회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구제역으로 인해 돼지를 살처분 매몰한 양돈농가는 정부로부터 약 1조원의 피해 보상을 받지만, 양돈산업은 연간 1조9350억원의 매출감소와 함께 사료산업 1조3300억원, 도축육가공산업 5000억원 등 연간 4조원 이상의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며, 동물사료, 약품업체 및 축산기자재 업체 등 연관 산업까지 고려할 경우 10조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밖에도 가축의 살처분 매몰과 방역활동에 참여했던 공무원, 장병을 비롯한 방역인력과 농민들이 겪었을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더불어 가축매몰에 따른 환경문제, 축산물 공급부족으로 따른 축산물 가격폭등과 이에 따른 소비자 물가상승 등 사회적 피해를 감안하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구제역의 여파로 삶의 터전을 잃은 양돈농가의 가슴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흐르는 눈물은 멈추지 않는다.

평생 자식과 같이 애지중지 기르던 가축을 구제역으로부터 지키려고 필사적으로 안간힘을 썼지만 한순간에 눈물로 땅에 묻어야 했던 농민이 절망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피해농가의 20% 가량은 축산업을 그만둘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양돈농가들은 이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바로 지금이 맨손에서 오늘의 대한민국 양돈 산업을 일궈온 우리 양돈농가들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발휘할 때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국내 구제역 발생으로 인해 봇물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수입육의 대규모 공세로부터 우리 돼지고기 시장을 지키고, 상처받은 양돈 산업을 하루빨리 재건하여 우리 축산물의 최대 소비자인 국민들의 사랑과 신뢰에 보답해야 한다. 국제유가와 곡물가격의 폭등과 더불어 미국, EU에 이어 호주, 뉴질랜드, 중국 등과 연이은 FTA 체결이라는 시한부 폭탄이 기다리고 있는 우리의 축산업이 살아남는 길은 친환경, 친소비자, 청정 고품질 축산물 생산을 통해 대외 경쟁력을 확보하여 스스로 산업의 존립 기반을 지키는 길 밖에 없다.

쌀 다음으로 국내 농업생산액 2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양돈산업은 우리의 생명산업이자 농업 성장을 주도하는 대표산업이다.

최근 대한양돈협회는 농림부와 함께 한국양돈산업 재건위원회를 발족하고 신속한 국내 돼지 생산 기반 회복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축산업은 홑몸이 아니다. 동물사료산업, 약품산업, 육가공산업, 육류유통산업, 외식산업 등의 관련산업에 지대한 파급효과를 미치는 국가 주요산업이다. 우리 8000여 양돈농가들은 우리 국민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책임진다는 마음가짐으로 신속한 양돈산업 재건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우리 양돈농가들은 우리 대한민국 한돈(韓豚)을 사랑하시는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무엇보다 믿고 있다. 상처받은 우리의 양돈산업이 하루빨리 지난 아픔을 딛고 활기찬 산업으로 되살아나고 농민들이 삶의 터전을 되찾는 방법은 우리 축산물에 대한 국민들의 변함없는 애정과 관심밖에 없다.

우리 양돈농가들은 더욱 깨끗하고 위생적인 친환경 고품질 한돈(韓豚)을 생산, 공급하여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여 드릴 것을 약속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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