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국토해양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128억 달러 정도다. 이 중 전체의 73%에 달하는 93억 달러를 중동지역에서 거둬들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중동지역 수주 실적 241억 달러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원자력 발전소 공사 186억 달러를 제외하면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68억 달러 이상의 수주고가 사우디에서 발생했다. 이는 전체 수주액의 절반 이상에 해당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에서만 30억 달러가 넘는 실적을 올렸다. SK건설과 함께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한 ‘와싯(Wasit)’ 가스전 프로젝트 4개 단위플랜트(패키지) 공사를 수주했으며, 지난달 말에는 27억6000 달러 규모의 샤이바 NGL(가스오일) 프로젝트의 네 개 패키지를 싹쓸이 했다.
사우디에서는 앞으로도 수십억 달러 규모의 플랜트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중 주바일 석유화학 공장 메틸렌·톨루엔 설비(15억 달러 규모) 건설 공사에 대림산업·SK건설·현대건설, 포르말린 패키지(10억 달러)에는 대림산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를 통과해 입찰을 준비 중이다.
인근 국가인 쿠웨이트와 UAE에서도 올해 대규모 플랜트 입찰이 예정돼 있다. 쿠웨이트에서는 미나 압둘라와 미나 알아흐마디 정유공장의 노후 시설을 현대화하는 내용의 ‘클리퓨얼’ 프로젝트가 160억 달러 규모로 올해 안에 발주될 예정이다. UAE 아부다비는 석유화학단지 조성을 위해 향후 15년간 약 7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중동지역에서 우리나라 업체의 수주 활동이 활발한 이유는 이 지역이 가장 개방적인 시장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약 7조 달러 규모의 세계 건설시장에서, 다른 나라 건설사에게 입찰 기회를 주는 대외개방시장은 5500억 달러(8%)에 불과하다. 이중 가장 규모가 큰 유럽 시장(1600억 달러)은 현지 업체가 8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모든 국가에게 공정한 참여기회를 보장하는 곳은 중동시장(1100억 달러)이 유일하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동의 대외개방 건설시장에서 우리나라 건설사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3%에서 올해 16.9% 정도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특히, 대형 화학공업 플랜트 건설 분야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30%를 웃돌 정도로 경쟁력이 막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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