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영화 왜?> 이것도 '수상한' 저것도 '수상한'…누가 진짜야?

(아주경제 김재범 기자) 두 영화, 참 헛갈린다. 우선 제목만으로는 얼핏 분간이 안 된다. ‘수상한 고객들’과 ‘수상한 이웃들'. 이미 제목이 주는 어감상 코미디라는건 뻔하다. '수상한 영화' 두편, 어떻게 닮았고 다를까.

◆ 수상한 고객들…웃음보 빵빵

'수상한 고객들’은 충무로 대표 연기파 류승범을 원 톱으로 내세운다. 여기에 명품조연 혹은 신스틸러로 불리는 ‘막강’ 조연들이 대거 포진했다. 극중 류승범의 직업이 ‘보험설계사’인 까닭에 타이틀 카피도 ‘웃음보장성 코미디’다.



영화는 전직 야구선수 출신의 스타 보험설계사 배병우(류승범)가 억대 연봉이 보장된 이직 제안을 앞두고, 불량 보험 가입자들 때문에 겪는 여러 상황을 코믹하게 풀어간다. 각각의 상황 설정에 맞는 캐릭터들로 관객들의 웃음보를 간질거리는 게 은근한 매력이다. 또한 코믹 연기의 정석인 상황에 주목하기 보단 배우들이 주고받는 대사가 맛깔스럽다. 특히 귀공자풍의 외모로 주목받은 신예 임주환이 선보인 ‘틱장애’ 연기는 발군이란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극중 류승범과 함께 주고받는 대사에서 쏟아내는 이른바 ‘욕 틱’은 주요 웃음 포인트 가운데 하나. 다만 인간미를 더하고자 극 후반부로 갈수록 ‘감동코드’를 끼워 맞춘 점은 이 영화의 ‘옥에 티’다. 시간이 지날수록 영화의 정체성이 흐려져 간간히 터지는 웃음에 어느덧 헛헛함이 묻어 나온다. 당초 ‘수상한 고객들’의 원제는 ‘인생은 아름다워’였다고 한다. 지금의 내용이라면 원제가 더욱 어울렸을 법했다.

◆‘수상한 이웃들’…시종일관 폭소탄

쌍둥이처럼 닮은 ‘수상한 이웃들’ 역시 코믹종결무비란 카피가 부끄럽지 않게 시종일관 폭소탄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지역 내 단 하나 뿐인 ‘봉계신문사’를 중심으로 기자와 편집국장 그리고 이웃주민들의 난장판 같은 일주일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했다.

출연배우 무게감은 ‘수상한 고객들’에 비하면 가볍다. 여러 작품에서 특색있는 조연으로 활약해온 박원상이 극의 중심을 이끌어가는 주인공 박종호로 출연하고 전미선, 백원길, 황석정, 윤세아, 정경호, 윤희석, 윤승아 등이 왁자지껄한 영화 스토리를 책임진다.



스토리는 총 5개의 단편으로 나눠졌다. 사법고시에 낙방한 뒤 봉계 신문사 기자인 ‘철없는 남자’ 박종호(박원상)와 그의 아내인 초등학교 교사 ‘미라’(전미선)를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상황이 만들어내는 상황이 영화의 큰 맥이다.

‘수상한 고객들’과 달리 대사 보다는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캐릭터간의 뒤엉킴과 자연스러움이 관객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폭소탄을 유발한다. 하지만 다소 연극적인 연기의 과장성과 선을 넘은 상황 설정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 성동일-박철민-윤하 vs 정경호-백원길-황석정, 조연대결도 볼만

두 영화의 최대 강점은 화려한 라인업이다. 그만큼 관객들에게 ‘배우 보는 맛’은 확실하게 전달하겠단 자세다. 자타공인 ‘능청연기’의 대가 성동일은 ‘수상한 고객들’에서 류승범을 돕는 선배 매니저로 등장, 연기와 애드리브의 구분이 어려운 대사를 쏟아내며 미친 존재감을 뽐낸다. 특히 ‘충무로 애드리브’ 달인 박철민은 웃음기를 쏙 뺀 눈물 연기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선보인다. 가수 윤하의 첫 스크린 도전도 볼거리.

‘수상한 이웃들’은 주연 박원상과 전미선 외에 조연들의 연기가 더 짭짤하다. 조폭 출신 택시기사로 등장한 정경호와 개장수역 백원길, 봉계 신문사 편집국장 황석정으로 이어진 코믹 삼인방의 ‘만담’식 속사포 대사는 관객들의 혼을 빼놓을 전망이다.

‘수상한 고객들’은 조진모 감독의 데뷔작이며, ‘수상한 이웃들’은 1997년 영화 ‘박대박’을 선보인 양영철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 과연 '수상한' 승자는 누구될까. 공교롭게도 모두 14일, 같은날 개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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