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당국자 “남북 당국자간 회담 시기상조”

(아주경제 정경진 기자) 정부는 현재로서는 남북 당국자 간의 회담은 물론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여부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또 올해 들어 지속되고 있는 북한의 남북 접촉 제의는 진정성이 결여된 '대화공세'로 판단하고 있으며, 북측의 태도변화 없이는 관계개선을 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15일 통일부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제주도 롯데호텔에서 열린 '남북공동체 기반조성사업' 설명회에서 최근 두 차례에 걸쳐 개최된 남북 백두산화산 회의의 성격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당국자간 회담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점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백두산 전문가회의 대표단이 양측 당국의 양해 속에 협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당국자간 회담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현재는 전문가 회의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북한이 무조건적인 남북대화를 촉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대화공세'일 뿐이며 진지한 회담제의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백두산 회담은 정치색이 없는 것이어서 받아들인 것이며, 중요한 것은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회담에 임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라며 연초 남북간 군사회담이 실무회담에서 본회담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은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측의 태도에 달려 있고, 키(key)는 북한이 쥐고 있다"며 "우리는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는데, 북한이 문을 열고 들어오느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북한의 식량지원 요청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당국자은 "한국과 미국은 대북 식량지원 문제를 상호 긴밀히 논의하고 협조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향후 대북 식량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것은 가정적인 상황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정부는 북한의 지난해 작황이 예년 수준에서 불과 몇 만t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과거에 비해) 북한이 특별히 어렵다고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이 최근 금강산 사업권에 대한 현대그룹의 독점권을 취소한 것에 대해서는 "정부와 현대그룹, 국제사회와 맺은 모든 합의를 부정하는 것으로 (북한) 스스로 해를 입히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우리측 관할을 벗어난 지역이어서 어려움은 있겠지만, (부정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당국자는 밝혔다.

한편 정부는 통일재원 마련 방안과 경제ㆍ평화ㆍ민족공동체 추진구상 등 ‘남북공동체 기반조성사업’과 관련한 정부 초안을 5월 말까지 마무리하고 6월에는 정부부처 간 합의안을 도출한 이후 상반기 중 정부안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