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한진그룹 총수 2세가 정보기술(IT) 계열사 유니컨버스에 60% 이상 지분 출자한 데 이어 같은 IT업체 유니컨버스투자를 자회사로 신설하기로 했다.
이번 신설로 한진그룹 IT업체는 3개사로 늘어나게 됐다. 앞서 한진그룹은 1989년 한진정보통신·2007년 유니컨버스를 IT업체로 세웠다.
증권가는 경영승계 정지작업 차원에서 대한항공 자회사로 설립 20년 이상인 한진정보통신을 놔둔 채 조양호 회장 맏아들·두 딸 직할로 IT업체를 늘려 계열사 전산수요를 전담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니컨버스는 10억원을 현금으로 출자해 유니컨버스투자를 100% 자회사로 설립할 계획이다. 사업목적은 정보통신 관련 사업·유가증권 취득 관리다.
유니컨버스는 25일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조 회장 맏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맏딸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막내딸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한진정보통신으로부터 모두 10억원을 추가 출자받았다.
유상증자 이후 지분율을 보면 조 전무가 31.15%(이전 40.00%)로 1대주주다. 이어 한진정보통신 30.00%(변동 없음)·조 사장 15.58%(10.00%)·조 상무 15.58%(10.00%)·조 회장 7.69%(10.00%) 순이다.
유니컨버스 관계자는 "이번 출자와 유상증자는 무관하다"며 "자체 보유 현금으로 유니컨버스투자를 자회사로 신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2009 회계연도 말 자본잠식률 50% 이상을 기록했다. 자본총계는 3억원 남짓으로 자본금 10억원을 7억원 가까이 밑돌았다. 부채비율이 800% 이상으로 부채총계는 자산총계에서 89% 이상을 차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설립 5년 차인 유니컨버스 재무구조가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회사를 늘릴 경우 재무 부담을 가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컨버스는 2009 회계연도 매출 99억3700만원 가운데 33.20%에 해당하는 32억9900만원을 7개 계열사로부터 올렸다.
계열사별 비중을 보면 한진정보통신이 26억8800만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한진(4억900만원) 한진관광(1억3400원) 토파스여행정보(2300만원) 대한항공(2600만원) 정석기업(1700만원) 한국글로발로지스틱스시스템(200만원) 순이다.
유니컨버스 관계자는 "설립 당시 20억원 이상 설비투자로 자본잠식된 것"이라며 "2013년이면 본격적인 이익을 올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 2세 3명은 자재구매대행업체 한진지티앤에스·광고대행업체 싸이버스카이 지분도 각각 75%와 100% 가지고 있다.
유니컨버스 지분을 차등 보유하고 있는 데 비해 한진지티앤에스·싸이버스카이 소유 지분은 서로 같다.
한진지티앤에스는 2009 회계연도 매출 전액을 계열사로부터 올렸다. 싸이버스카이 계열사 비중도 80%에 맞먹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