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 가뭄이 앗아간 옛 정취

이미 초원으로 변한 중국 최대 호수 파양호. [출처=신화망]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수직으로 곧게 떨어지는 폭포수가 삼천척은 되니 마치 은하수가 구천에서 떨어지는 듯하네. (飛流直下三千尺 疑是銀河落九天)”

이백(李白)의 ‘루산폭포를 바라보며(望廬山瀑布)’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그러나 현재 루산폭포에서는 은하수 떨어지듯 콸콸 흐르는 물줄기를 찾아 볼 수 없다. 수도꼭지 물 새는 듯 가는 물줄기만이 간신히 흘러내릴 뿐이다.

중국 남부지역 대가뭄으로 이곳의 고유한 자연인문 환경이 점차 소실되고 있다

루산폭포를 비롯해 둥팅호(洞庭湖), 파양호(鄱陽湖), 웨양러우(岳陽樓) 등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국 1,2대 호수인 파양호와 둥팅호에서는 이제 더 이상 새벽녘 물안개가 피어 오르는 장관을 찾아볼 수 없다. 물안개는커녕 호수 물이 말라 바닥을 드러내며 점차 초원으로 변하고 있다. 이곳 강우량이 지난해보다 50~60% 적어지면서 저수량이 지난 해보다 무려 60% 감소했기 때문이다.

중국 고대 4대 명루 중 하나인 웨양러우(岳陽樓) 앞에 흐르던 강물도 이젠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

중국 삼국시대 적벽대전(赤壁大戰)의 현장인 훙호(洪湖)에서도 철썩철썩 넘실거리는 물결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가뭄으로 호수 물이 거의 말라버렸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국 남부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이 점차 옛 자취를 잃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도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가뭄으로 창강 중하류의 자연환경이 모두 사라졌다”며 “하천이 많아 ‘천호지성(千湖之省)’이라 불렸던 후베이가 언제쯤 과거의 아름다움을 되찾을까”하며 얼른 비가 내리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1000 여년의 역사를 가진 웨양러우는 그대론데 800년의 둥팅후의 물은 이미 말랐구나”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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