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신용평가사 美 국가등급 강등 경고

  • 피치 "정부 부채한도 늘려 디폴트 막아야" <br/>백악관-공화 막후 협상 9일 재개

(아주경제=워싱턴DC 송지영 특파원)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지던 미 재무부 채권이 정부 채무 문제로 '정크(junk)'로 강등될 위기에 처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미국 정부가 8월 초까지 정부 채무 한도를 늘리지 않으면 재무부 채권이 정크로 분류될 수 있다"고 8일 밝혔다.

피치는 "채무 한도를 늘려 채무 변제를 하게 되면 다시 등급이 올라가지만 지금처럼 AAA는 아닐 것"이라며 "세계 최대 차입국이자 기축통화 발행국인 미국이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에 들어가게되면 지금도 취약한 미국과 세계의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8월15일 미국 정부가 갚아야 할 820억달러의 채무 변제가 고비가 될 것으로 피치는 지목했다. 이중에는 만기가 도래한 300억달러의 재무부 채권, 270억달러의 재무부 어음 등이 있다.

이같은 경고는 피치가 처음이 아니다. 피치와 함께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2일 피치와 비슷한 경고를 했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 4월 같은 문제로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로 강등했다.

의회가 정한 부채한도 14조2940억 달러는 지난 5월초 도달, 더 이상 정부는 돈을 끌어다 쓸 수 있는 수단이 없어졌다. 정부 지출은 대부분 정해진 것들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중앙은행 예치금을 돌려 쓰고 정부기금 투자지출을 줄이는 등 비상 운영을 해오고 있다. 디폴트만 간신히 면하고 있는 형국이다.

오는 8월 초면 이 비상조치도 한계에 도달하기 때문에 이 전에 반드시 부채한도를 늘려야만 한다. 연방 정부는 매달 1000억달러씩 세입보다 세출이 많은 구조를 갖고 있다. 공화당은 수 조 달러의 지출을 줄이는 등 이 모순된 구조를 고쳐야만 부채한도를 늘려주겠다며 백악관에 맞서고 있다.

한편 피치의 경고가 나오자마자 백악관은 조 바이든 부통령이 주재해 온 공화당과의 협상 모임이 9일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부통령은 하원 다수당 대표 에릭 캔터(공화)와 상원의 존 킬(공화) 의원 등과 막후 협상을 벌여왔다.

공화당은 약 2조달러의 부채한도를 늘리면 내년 2012년 선거까지는 충분하다고 보지만, 민주당과의 협상에 따라 단기적으로 조금씩 한도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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