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중앙회 문 두드리는 이유는?

(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저축은행중앙회에 예치된 일반 예탁금이 3조원을 웃돌고 있다. 여유자금이 생긴 저축은행들이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가 보장된 중앙회에 돈을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이 중앙회에 예치한 일반 예탁금은 5월말 기준 3조 1536억원으로 나타났다.
 
일반 예탁금이란 저축은행들이 각자 운영하다 생긴 여윳돈을 중앙회에 맡기는 일종의 대기성 자금이다. 운용기간은 최대 60일 이내에서 15일물, 30일물 등 다양하다.
 
지난해 6월말 1조7430억원이던 예탁금은 9월말 2조4600억원으로 급증한 후 12월말 2조1855억원으로 다소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3월말 2조8842억원으로 증가해 5월말 기준으로 3조원을 웃돌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중앙회에 돈을 맡기는 이유는 안정성은 기본이고 높은 수익성을 담보해주고 있어서다.
 
현재 저축은행이 증권사나 시중은행에 직접 돈을 맡길 경우 연이율이 3%대 초반인 반면에 중앙회에서는 3.5%에서 4%대까지 높은 이율을 보장해주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증권사 등에서 직접 저축은행에 러브콜을 보내기도 하지만 중앙회의 일반 예탁금 이율이 가장 높아 선택했다"며 "현재 여유자금의 70~80% 정도를 중앙회에 예치해 뒀다"고 말했다.
 
중앙회가 일반 예탁금을 가지고 투자하는 상품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이나 신탁형 상품, 증권사의 자문형 랩 상품들로 비교적 안전성이 높은 것들이다.
 
여기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결과 중앙회는 고수익을 얻고 있다. 저축은행 개별적으로는 여유자금이 작지만 이것이 모일 경우 규모 자체가 커져 수익의 파이를 키운 것.
 
현재 중앙회에 일반 예탁금을 맡긴 곳은 전체 98개 저축은행 중 70여개 정도로 알려졌다.
 
이러한 십시일반의 힘으로 중앙회는 3조원 가량의 돈을 굴리며 시중은행과 증권사들 사이 '큰 손'으로 떠올랐다.
  
중앙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안정성을 중시하다보니 트리플 에이(AAA) 자산 등에 투자하고 있다"며 "하지만 일반 예탁금 규모 자체가 커 수익률이 높아지고 개별 저축은행에 대한 배당률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량 예금인출사태(뱅크런)를 대비해 유동성이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돈을 찾아 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당일 저축은행이 요청해도 맡겨둔 돈을 찾는 데 별 무리가 없다.
 
6월말 결산을 앞두고 일부 저축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일반 예탁금을 빼가는 모습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결산 이후에 다시 중앙회에 예치할 것으로 관측된다.
 
BIS비율 산정시 위험가중자산 비중을 낮추기 위해 해당 비중이 제로(0)인 우체국 등 국가기관에 돈을 맡기려는 것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BIS비율을 높이려는 저축은행들은 중앙회가 국가기관이 아닌 이상 위험가중이 아예 없는 우체국 상품이나 국공채 등에 투자하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결산 이후 고수익을 보장하는 중앙회로 많은 예금들이 다시 들어오는 흐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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