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컬럼> ‘수상한 북방정세’와 꽁꽁닫힌 남북경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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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1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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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최헌규 기자) 중국이 단동과 북한의 개성까지 연결하는 도로를 개설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졌다. 중국의 화물차와 승용차들이 교역과 관광을 목적으로 베이징 선양 단동 신의주 평양을 거쳐 서울의 눈앞인 개성까지 종횡무진할 날이 올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앞서 중국인들은 이미 자가용으로 장춘(長春)과 훈춘(琿春)을 거쳐 라진 선봉(라선) 지구를 여행하기 시작했다. 북중간에는 훈춘—라선간 무비자 관광도 개시됐다. 중국은‘개발 선점권’을 내세워 통신 통관 통행의 자유를 누리며 언젠가는 라선지구를 마치 자신들의 조차지와 같이 점유 사용하게 될지 모른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 연변(延邊)조선족자치주 훈춘에서 북한의 최북단인 온성군을 다녀오는 1일 관광도 20년 만에 재개됐다는 소식이다. 압록강과 두만강을 사이에둔 북중 교류 협력 열기는 어느때 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마치 북중교류는 현재 탁 트인 고속도로를 시원스럽게 질주하는 형국이다.

개방에 미온적이던 북한도 최근에는 중국의 권유와 페이스에 적극 동조하고 나선 분위기다. 북한의 중국인 관광객 유치가 활기를 띠고 나선및 황금평 개발 분위기도 한껏 고조되고 있다. 경협이 후퇴하고 관계가 급랭하는 남북한 상황과 정확히 반대되는 모습이다.

중국은 창춘-지린(吉林)-투먼(圖們)을 포함하는 ‘창지투 경제권’을 통해서도 자연스럽게 북한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압록강과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의 창지투와 북한 지역이 거대한 경제 블록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창지투 경제권을 지도상으로 보면 마치 뭔가가 한반도의 북한쪽 지역을 향해 시뻘건 입을 딱 벌리고 있는 형상이다. 중국이 동북지역을 발판으로 북한에 대해 어떤 야심을 품고 있는 것 같아 께름직하다. 이렇게 보면 창지투 경제권이야말로 중국이 우리 북방영토에 대해 벌이고 있는 또다른 형태의 ‘동북공정’이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영토를 사용의 개념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중국은 경협을 통해 북한 지역에 대한 실효적 이용권을 확대 강화해 가고 있다고 해도 틀린 얘기가 아니다. 혈맹이라고 하는 북중간에는 새로운 경제 무역지대가 조성되고 시간이 갈수록 인적 물적 교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중국 자본이 신의주와 평양을 거쳐 개성까지 도로를 건설하게 되면 북한경제의 중국 예속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더 많은 중국자본이 북한에 몰려들어 사업기회를 찾을 것이다. 또한 중국은 막강한 자본과 기술력을 동원해 북한 서해안의 석유 자원과 내륙의 광물자원에 대한 개발권을 획득하는데 힘쓸 것이다.

우리의 또다른 한쪽 북방 영토에선 이런 심상치 않은 수상한 기류가 흐르는데 우리 사회 일부 인사들은 이를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하려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오히려 남북한 관계에서는 자꾸 정반대의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금강산으로 가는 육로와 바닷길, 개성관광 길이 막히고 개성공단 경협사업도 점점 후퇴하고 있다. 이러다간 훗날 금강산 관광은 중국 여행사의 안내를 받아서 하고, 개성공단 사업도 중국 브로커를 통해야 할 날이 현실화할지 모른다.

중국은 경협과 각분야 교류를 확대하며 우리의 북쪽 영토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데 우리는 강건너 불보듯 속수무책이다. 우리에게 있어 북한은 신포도라며 그냥 방치하거나 포기할 수 없는 땅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남북관계와 대북전략을 다시 추스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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