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22일 여름휴가를 위해 제주도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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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역대 재정부 장관들의 여름휴가 ‘단골코스’였다.
신라나 롯데 등 특급호텔에 머무르며 전국경제인연합회나 대한상공회의소와 같은 유관기관 행사에 참석해 강연을 하는 것이 관례.
이번에도 박 장관은 으레 단골코스를 밟는다.
오는 23일 제주 신라호텔에서는 대한상의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해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한다.
다음날인 24일에는 롯데호텔에서 '21세기 경영인클럽'의 초청을 받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 및 기업의 역할'에 대해 논한다.
작년에도 윤증현 전 재정부 장관 역시, 제주도에서 열리는 전경련 하계포럼에 참석한 바 있다.
따라서 장관은 으레 빽빽한 강연일정을 소화하느라 제대로 쉬지 못하는 등 '휴가답지 않은 휴가'를 보낸다는게 재정부 입장이다.
홍남기 재정부 대변인은 “장관님이 책을 몇권 가져갔는데 대부분이 정책자료”라며“평소에 읽고 싶어했던 책 3~4권도 가져가긴 했지만 아마 여유있게 읽을 시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5일의 휴가가 행사 참석과 강연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사실상 휴가랄 것도 없다”며 “오는 25일 저녁 늦게 서울에 도착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재정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장관이 이른바 ‘불편한 휴가’를 떠나면서 상사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고 자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재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일이 있어 휴가를 좀 길게 썼는데 장관님이 2.5일 휴가 조차 제대로 못 쓴 상황이라 상사의 눈치가 보인다"며 "일할땐 일하고 쉴땐 푹 쉬는 분위기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이달 초 취임 한 달을 맞아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이번 여름, 휴가 꼭 다녀오십시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윤 전 장관도 작년에 휴가철을 맞아 직원들에게 ‘우리는 과연 현장에 있습니까?’라는 제목으로 편지를 쓰고 "잘 쉬는 것도 경쟁력"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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