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銀 노조 "더 이상 교섭 요구 않겠다"…런던 원정투쟁 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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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2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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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이 런던 원정 투쟁에 나선다고 22일 밝혔다.

노조가 사측의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며 총파업을 벌인 지 이날로 26일째다. 지난 21일 최종 협상 타결에 실패하자 노조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 본사로 가서 글로벌 자본의 투기적 경영과 노동탄압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SC제일은행의 김재율 노조위원장은 서울 종로의 본점 앞에서 '런던 원정 투쟁단 출정 기자회견'을 열어 "임금단체협상만 타결되면 파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사측이 불성실한 교섭 태도로 파업을 오히려 유도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수차례 노조에서 교섭을 요청했지만 파업 기간 동안 대표자 교섭은 단 3차례에 불과했다"며 "이제 더 이상 교섭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원정 투쟁단은 김재율 노조위원장과 배광진 홍보국장, 정길근 정책국장과 최정식 UNI(국제산별노조) 한국협의회 사무총장, 크리스티 호프만 UNI 본부 사무부총장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23일 출국해 28일까지 영국노총, 영국 UNITE 노조, UNI 본부 대표단과 함께 피켓팅 및 기자회견을 갖고 해외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30일 하루짜리 경고성 파업 이전에 피터 샌즈 SC그룹 회장이 한국의 은행장과 임원들에게 '절대 노조에 굴복하지 말라'는 메일을 보냈다"며 "그룹 CEO가 파업 사태를 벌이게 한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메일은 '노조에 굴복하면 한국의 플랫폼 자체가 무너진다'는 내용이 담겨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어 "SCB가 지난 2005년 3월 제일은행 인수 후 지난 6년간 한번도 독립적인 경영을 한 적이 없다"면서 "현지 토착화를 하겠다더니 들어올 당시 본점 부서만 170여개에 달하는 등 매트릭스 조직을 심어놓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측의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해 "한국은행 시스템은 지점 영업이 중심인데 사측은 '개별 영업'으로 성과급을 올리려고 하고 있어서 이를 위해 성과연봉제가 필요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최종 협상이 결렬된 데 대해 "노사가 새별연봉제 도입을 전제로 하지 않는 태스크포스팀(TFT) 구성에 합의하는 등 타결에 이르렀으나 막판에 사측이 후선발령 제도 전직원 확대 및 명예퇴직제도 폐지를 모든 합의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면서 협상을 원점으로 되돌렸다"며 "또한 리차드 힐 행장은 대표자 교섭에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본점에서 은행 업무를 마치고 나오던 SC제일은행의 한 고객은 "아무래도 파업이 장기화되니 불안한 것은 맞지만 직원들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다"며 "이렇게 파업이 길어지면 빨리 해결을 해야 하는데 은행 측에서 너무 편의를 안 봐주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SC제일은행 노조는 강원도 속초의 설악동 유스호스텔로 파업 장소를 옮긴 상태이며, 은행 측은 파업에 따른 금융사고 방지 차원에서 영업점 43개의 운영을 일시 중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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