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다음달까지 세제개편안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세제실 수장이 바뀌면 자칫 업무에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신임 백 실장이 주영섭 관세청장과 함께 대표적인 '세제통’이라는 점에서 업무 공백은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재정부 관계자는 “8월 발표를 앞두고 인사가 났지만 대부분의 세제 개편 작업은 완료된 상태며, 실질적인 업무는 실장급 이하에서 하기 때문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서 재정부 관세정책관과 재산소비세정책관을 거치며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완화, 노후차 교체 세제지원 등 주요 세제정책을 맡아 왔다는 점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감세 정책’ 기조를 그대로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백 실장은 옛 재정경제부 사무관 시절부터 세제실 소득세제과장, 근로장려세제(EITC) 추진기획단 부단장을 맡으면서, 굵직한 세제안을 입안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1993년 김영삼 정부 시절, 재무부 사무관으로 근무하면서 금융실명제 입안에 주력했다. 금융실명제 작업은 당시 과천청사 근처 아파트에서 숙식을 하며, 이뤄졌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신속하고 조심스러웠다.
이후 세제실 소득세제과장 시절에는 현금영수증 제도의 기틀을 짜는 중책을 맡았다. 2005년 EITC 추진기획단 초대 부단장을 역임하면서 제도 도입을 주도했다.
실제로 근로장려세제라는 용어를 새로 만들어 ‘근로장려세제(EITC)의 아버지’로 통한다.
이어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관세정책관, 재산소비세정책관을 지내며 종부세와 양도세 등 주요 정책의 틀을 잡았다. 지난해 5월 조세심판원장에 부임해 소액심판부를 창설하는 등 친서민 정책을 펼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신임 백 실장은 임기말 이명박 정부의 실세로 떠오르고 있는 행시 24회 출신이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 임태희 대통령실장, 임채민 국무총리 실장, 이현동 국세청장, 정선태 법제처장 등이 모두 행시 동기다.
한편 백 실장은 실무능력을 두루 겸비해 업무추진에 있어 빈틈이 없으면서도 온화하고 성격을 갖추고 있어 ‘덕장형(德將型)’ 리더로 손꼽힌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겉으로 보면 무뚝뚝한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지만 직원들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상사로 통한다.
◆약력
▲1956년 경남 하동
▲진주고, 동아대 법학과, 위스콘신대 공공정책학 석사, 행시24회
▲국세청 진주세무서, 재무부 증권국 증권정책과, 증권발행과, 청와대 민정비서관실(파견), 재정경제부 세제실 조세지출예산과장, 소득세제과장, 조세정책과장,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파견, 재경부 근로장려세제추진기획단 부단장, 부동산실무기획단 부단장, 기획재정부 관세정책관, 재산소비세정책관, 국무총리실 조세심판원장, 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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