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 헤쳐가는 금융지주]외환銀 인수로‘글로벌 톱'꿈꾸는 하나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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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0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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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지난 1년간 외환은행 인수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하나금융지주가 최근 돌파구를 찾아가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가 가시화되면서 하나금융지주의 ‘글로벌 톱 50’전략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 급물살

론스타의 외환카드‘유상증자’허위유포에 대한 법원의 재판이 금융위원회의 인수 여부 판단유보로 이어지면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한동안 난관에 봉착했다.

하지만 극적인 계약연장 성사와 법원의 론스타 유죄판결, 이어 금융위의 론스타에 대한 대주주 자격 충족명령 등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 보탬이 되는 소식들이 잇따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대주주 자격 충족명령 이행기간인 지난 28일까지 론스타가 명령을 이행하지 못했다”며 “론스타는 은행법상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잃었다”고 밝혔다.

론스타가 최종적으로 대주주 자격을 상실함에 따라 금융당국은 초과보유하게 된 외환은행 지분 41.02%를 강제로 내다 팔도록 하는 주식처분 명령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어 금융위는 주식처분명령을 사전통지 후 사전통지 기간이 지나면 회의를 열어 론스타에 대한 주식처분 명령을 의결할 예정이다.

특히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5일 “짧은 기간 안에 (론스타 문제를) 정리하겠다”고 언급하면서 금융위의 행보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위가 론스타에 대해 조건없는 주식처분 명령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또한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맺은 장외 주식매매계약을 이행하는 것도 처분명령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총자산 112조원 규모의 외환은행과 200조원 규모의 하나금융이 합칠 경우 312조원의 규모가 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자산 332조원의 우리금융지주와 330조원의 KB금융지주에 이어 3위에 자리하게 되는 셈이다.

◆하나금융, ‘글로벌 톱 50’ 전략 펼친다

사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추진은 하나금융의 해외진출을 통한 ‘글로벌 톱 50’전략과 맞닿아 있다.

김승유 회장은“외환은행을 인수하면 하나은행과 시너지 효과를 내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외환은행의 우수한 인력 및 해외 인지도와 하나은행의 뛰어난 개인금융 전략을 결합하면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것이 김 회장의 생각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성공적으로 결합하면 하반기와 내년, 하나금융의 글로벌 도약은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비금융자본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자본 성격 때문에 하나금융은 해외 금융회사 인수에서 난관에 부딪히곤 했다.

그러나 최근 대주주가 국민연금으로 바뀌면서 해외 금융기관 인수의 길이 열렸다. 공격적인 해외 진출에 청신호가 들어왔다는 뜻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2008년 로스앤젤레스(LA) 소재 한국계 교포은행인 커먼웰스은행의 지분 37.5% 인수에 나섰으나 대주주 테마섹의 비금융자본 문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

하나금융은 인도네시아 진출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PT뱅크 빈탕 마눙갈’을 인수해 현지법인으로 두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내 10위권 정도의 은행을 물색해 현지법인 인수를 재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중국 길림은행 지분 18%를 인수한 하나금융은 2015년까지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을 연결하는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해 동아시아 글로벌 리딩금융그룹으로 성장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해외 금융법인과 적극적인 협약을 통란 윈-윈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하나금융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중국 상업은행인 초상은행(招商銀行)을 영입한 것은 괄목할만 성과다.

하나금융은 이번 협약으로 중국 선전에서 초상은행과 상호지분 참여를 포함한 업무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전략적 제휴를 펼칠 수 있게 됐다.

하나금융과 초상은행은 이번 제휴로 기업금융과 인적교류 등 양사의 업무 전반에 대해 상호 협력하고 글로벌 영업에 필요한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이 중국 신용카드시장에서 점유율 23%로 업계 1위인 초상은행과 협력해 중국 카드시장 개척에 나설 경우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987년 설립된 초상은행은 영업점과 직원이 각각 776개와 4만명이며 총자산 기준 중국 6대 은행으로 꼽히기 때문에 하나금융은 광둥성을 중심으로 한 중국 남부지역을 연결하는 동아시아 선도은행 진입을 위한 차이나 벨트를 구축하게 된 셈이다.

하나금융은 하나금융의 22개 해외 지점과 사무소 등에 초상은행 직원을 파견하는 형태의 상호협력으로 거액자산가인 화교 고객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을 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세계적 금융전문지 ‘더뱅커’가 제정한 `2011 대한민국 최우수 프라이빗뱅크(Best Private Bank in Korea)‘로 선정되면서 글로벌 금융의 역량을 과시했다.

◆내실도 함께 다지는 하나금융

하나금융의 성장 전략이 밖으로만 향해 있는 것은 아니다.

하나금융은 저측은행 인수를 통해 수익구조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예금보험공사가 실시한 제일저축은행 인수전에 참여했다.

하나금융 계열사인 하나캐피탈은 최근 미래저축은행이 실시한 8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145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하나캐피탈은 10%에 가까운 지분을 확보해 특수관계인을 제외하고 미래저축은행의 사실상 2대 주주가 됐다.

하나금융은 지난 3분기에 2053억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올해 누적 순이익 1조742억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 8565억원보다 25.4% 늘어났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511억원을 거두는 성과를 보였다.

외환은행 인수를 통한 적극적인 해외진출과 내실다지기에 나선 하나금융의 행보를 금융권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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