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만 1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연간 순이익 2조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그룹 최대 현안인 민영화를 위한 준비 작업도 착실히 진행해 나가고 있다.
점포망 부족에 따른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복합점포 개설을 추진하는가 하면 국내 최초로 무점포 영업 방식까지 도입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민영화를 이루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다른 금융회사를 인수하는 것이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도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인수합병(M&A)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 반기 순익 1조원 시대 열어
산은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인 산업은행은 지난 상반기 1조21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6% 급증한 수치다. 이자이익은 조달금리 상승과 기업대출 경쟁 심화 등의 이유로 소폭 감소했지만 비이자이익과 유가증권이익이 호조를 보이면서 순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산업은행의 수익구조는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48% 대 52% 수준이다. 이자이익에 목을 매는 다른 은행과 확실히 차별화된 부분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신디케이션 등의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김영기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직원 1인당 순이익이 4억원 정도로 다른 은행보다 훨씬 많다”며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은행(IB) 업무 중심의 수익성 강화 노력으로 이익이 양적으로 크게 확대되는 동시에 질적으로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 ‘발상의 전환’ 통해 수신기반 확충
산업은행의 점포 수는 50여개로 10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는 대형 시중은행에 비해 영업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러나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산은금융지주는 수신기반 확충이 지상 과제다.
시중은행과의 영업망 확대 경쟁이 무의미한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선택한 길은 무점포 영업 방식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9월 점포를 방문하지 않아도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KDB다이렉트(direct)’를 선보였다.
고객이 은행 홈페이지에서 기본계좌 개설을 신청하면 은행 직원이 직접 방문해 실명 확인을 한다.
계좌 개설이 끝나면 고객은 인터넷을 통해 예·적금과 산금채, 펀드, 신탁 등의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무점포로 절감된 비용은 고객에게 고금리로 돌려주겠다는 게 산업은행의 설명이다.
KDB다이렉트는 출시 직후부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고객이 몰리면서 계좌 개설을 전담하는 인력을 30명 가량 추가로 채용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점포망 열세를 극복하고 빠른 시간 내에 적은 비용으로 개인고객을 확충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경영의 최고 목표는 고객 창출이라는 강만수 회장의 경영 철학과 최근 금융권의 점포 부담 절감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KDB다이렉트’ 출시 일주일 전에는 경남 거제시에 그룹 최초의 복합점포를 개설했다.
거제복합점포는 BIB(Branch In Branch) 점포로 은행·증권 간 교차판매, 상호 고객소개 및 공동영업, 복합상품 판매가 가능하다.
산업은행과 대우증권 등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하나의 점포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수신을 늘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상반기에만 3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유치하며 연간 목표치를 넘어섰다.
◆ 국내외 M&A 지속 추진
강만수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M&A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지주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민영화 성공을 위해 M&A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산은금융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양한 M&A 시나리오를 구상 중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국정감사에 출석한 강 회장은 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355개 점포를 가진 외환은행이나 406개 점포를 보유한 SC제일은행 같은 데를 인수하면 남의 영역을 뺏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질문하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산은금융은 민영화를 위해 오는 2014년 5월까지 지분을 한 주라도 매각하면 된다.
산은금융 관계자는 “아직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만큼 신중하게 M&A를 추진하면 된다”며 “개인고객을 늘리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M&A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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