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14일(현지시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기독교민주당(CDU) 연례 전당대회에서 유럽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유로존의 정치적 단결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유럽은 현재 2차 대전이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이는 더욱 강해진 유럽을 만들 수 있는 기회”라며 더욱 강력한‘정치적 통합’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유로존이 재정 통합으로 나아가야 하고 나아가 정치동맹으로 발전해야 한다”면서“유로화는 단일 통화일 뿐만 아니라 유럽의 통합, 평화, 자유, 번영의 상징”이라며 새로운 유럽을 위한‘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이날 독일 집권당은 유로존 국가의 자발적인 탈퇴를 허용하는 내용의 정강을 채택해 관심을 끌었다.
기독교민주당(CDU)은 이날 전당대회에서 유럽연합(EU) 회원국 지위는 유지하면서도 자발적으로 유로화 사용을 포기할 수 있는 조항을 담은 정강을 표결을 통해 채택했다.
유로존 탈퇴 논의는 그동안 독일 연정내 금기 사항으로 여겨져 왔지만, 그리스의 구제안 국민투표 문제가 불거지자 메르켈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그리스의 퇴출 가능성을 처음으로 거론하면서 부상했다.
이날 CDU의 결정은 유로존의 부채가 많은 불량 국가들을 걸러내고 핵심국가들로만 구성된 더욱 긴밀한‘유로존 2.0’을 창설해야 한다는 독일 정치권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독일 정치의 제1인자인 총리를 배출한 집권당이 총리의 견해와는 엇갈린 행태를 보인 것은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비록 이번 정강이 독일 정부의 정책이 되려면 연립 정부내 자유민주당(FDP)과 기독교사회당(CSU)의 지지를 얻어야 하지만 일각에서는 유로존 질서 재편 논의의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메르켈 총리의 제안에 대해 "유토피아적 비전"이라고 평가하고, "유럽이 내부를 응시하는 대신 외부 세계를 지향해야 하며 회원 국가 간에는 유연한 연계를 추구해야 한다"며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 같은 파장을 의식, 피닉스방송과의 인터뷰에서“우리는 아무도 내치지 않는다. 그리스 등 모든 국가가 남기를 바란다”며 정강 채택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쇼이블레 장관은“하지만 만약 한 국가가 무거운 짐을 질 수 없거나 지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해당 국가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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