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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는 시장상황이 변했고 애당초 통장 계약을 체결할 때 ‘캠페인’으로 유치한 탓에 금리를 싸게 매긴 것이라고 했지만 지금까지 연체 한 번 없이 은행에 이자를 납부해온 김씨로서는 돈은 돈대로 내고 이자는 더 올라갔다는 사실에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은행들은 최초 거래고객에게는 예금금리를 더 얹어주고 대출금리도 깎아준다. 하지만 꼬박꼬박 이자를 내거나 금융거래를 해온 기존 거래고객들은 당연시한다. 물론 거래기간이 오래되고 금액이 많아질수록 수수료 감면과 이자 혜택을 준다.
하지만 은행에서도 기존 거래고객들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얻어낸다. 은행은 이런 방식으로 자신들에게 충성을 다하는 고객을 정교하게 배신한다. 이 같은 은행의 ‘고무줄 금리’ 수법에 당하는 대상은 주로 서민들이다.
가계부채와 물가가 정부 대책을 비웃는 듯하다. 빚에 치이고 고물가에 허덕이는 가계부실이 중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통계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최근 10여년간 연평균 10%넘는 증가율을 보이며 눈덩이처럼 불어나 8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정부가 가계부채와 민생안정 문제를 주시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은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빚 때문에 살림살이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팍팍한 삶때문에 중산층도 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한국 중산층의 구조적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출이 소득보다 많아 적자를 보고 있는 중산층 가정은 1990년 15.8%에서 2010년 23.3%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중산층 가계부를 악화의 주범은 대출이다. 1990년 10.4%이던 중산층 가계의 부채상환 비중은 2010년 27.5%로 급증했다. 중산층 가구의 최대 지출 항목이 ‘식료품’(20.6%→11.0%)에서 ‘부채상환’으로 바뀌었다. 죽을 때까지 ‘대출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18년동안 경제금융 현장을 취재해온 저자가 현재 금융권의 대출제도 실태를 낱낱이 파헤쳤다.부제는 '시중금리보다 1% 더 낮추는 똑똑한 대출전략'이다. "은행 가기 전에 알아두면 당신의 대출금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대출 노하우를 담았다.
어차피 받을수 밖에 없는 대출이라면 어떠한 방법으로 대출을 이용해야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실질적인 대출활용법을 제시하고 있다. 또 빚의 수렁에 빠져 있다면 어떻게 현명하게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금융기관에 당하지 않고 유리하게 대출을 활용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소개한다.
저자는 대출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절대로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수중에 돈이 꼭 필요한 상황에 “빚을 지면 안 된다.”고 충고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이야기일 뿐이라고 말한다.
당장 돈이 없어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암울한 상황이라면 빚을 내서라도 극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대출이 곧 빚'이지만 대출을 통해 큰돈이 수중에 들어오는 순간에는 미래가 장밋빛으로 보이게 마련이다. 때문에 저자는 대출에 관하여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는 강조한다.
이 책은 실제 대출 이용 사례를 바탕으로 대출신청부터 상환 및 관리까지 각 단계별로 반드시 챙겨야 할 정보들을 짚어보는 것은 물론, 은행의 권유에 속지 않는 법,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 이용 시 주의사항, 각종 대출상품 비교법, 이자 갈아타기, 빚을 줄이는 원금상환법, 사금융private financing의 빚 독촉대처법 등 현실 속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대출에 관한 모든 정보를 담고 있다.
‘대출 사회’가 되어버린 현시대에서 이책은 '주눅든' 소비자가 아닌, '똑똑한' 금융소비자로서의 권리를 찾을수 있게 해준다.
저자는 그동안 '부자아빠는 명품주식에 돈을 묻는다', '불경기 처방전', '2011 정부지원금 골라먹기'등을 출간했다.328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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