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빅뱅'…동양생명 인수戰 가상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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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2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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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동양그룹이 동양생명 매각 의사를 공식화한 가운데 동양생명의 새 주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양그룹은 지난 17일 국내 사모펀드인 보고펀드가 보유한 동양생명 지분에 대해 콜옵션(Call Option)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문이 확산되자 “콜옵션에 대한 그룹의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가격 조건이 맞고 인수에 진정성이 있는 매수자가 나올 경우 제반 조건과 발전 여지를 다각적으로 점검해 동양생명을 매각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생명보험업계는 동양그룹의 이 같은 반응이 동양생명 매각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보고 인수 대상에 따른 업계판도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 인수전은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비은행 부문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금융지주사들의 참여로 제2의 저축은행 인수전이 될 공산이 높다.

동양생명은 지난 2010회계연도(FY2010) 기준 총자산 12조8982억원, 수입보험료 3조5992억원, 당기순이익 1622억원을 기록한 중형사로 앞서 현대차그룹에 매각된 녹십자생명 보다 매력적인 매물이다.

우리금융 계열의 우리아비바생명과 KB금융 계열의 KB생명은 동양생명의 실적을 크게 밑도는 하위사로 단숨에 업계 서열을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영국계 보험사 아이바그룹과의 합작사인 우리아비바생명의 경우 동양생명 인수 시 아비바그룹과의 합작을 그대로 유지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신한금융 계열사인 신한생명은 한동우 회장의 자체성장 기조에 따라 향후 2년간 인수합병(M&A)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동양생명 인수 시 업계 빅(Big)3 중 한 곳인 교보생명을 턱 밑까지 추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입찰 참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은 다이렉트 채널 관리에 뛰어난 우량 보험사로 금융지주사가 군침을 흘릴 만한 매물”이라며 “최근 토마토저축은행 인수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는 우리, 신한금융의 사례가 보험시장에서 재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이미 녹십자생명을 사들인 현대차그룹과 미국계 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 에르고다음 인수를 추진했다 돌아선 기업은행 등도 인수 후보군으로 회자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군소사인 녹십자생명만으로 보험시장을 개척하는 데 한계가 있어 더 큰 덩치의 동양생명에 눈독을 들일 수 있다.

푸르덴셜생명과 기업은행은 각각 새로운 성장동력 화보와 단종보험사 탈피를 노림수로 입찰 경쟁에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러나 매각 대상인 동양생명과 인수 후보군 일각에서는 동양그룹이 정식 매각작업에 착수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복수 기업의 이름이 오르내리자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동양그룹은 아직 콜옵션을 철회하지 않은 상태로 그룹의 구미를 당기는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인수전 자체가 무의로 돌아갈 수 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동양그룹은 지난 20여년간 동양생명을 발전시키기 위해 막대한 자금과 노력을 쏟아부었다”며 “그만한 가치를 인정해주는 매수자가 나타나 보험업 포기의 대가가 충분하다고 판단돼야 매각 검토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동양그룹은 동양생명의 주가가 주당 1만8000원대(18일 종가 1만5150원)까지 올라야 본격적인 매각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매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주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시장에 나돌고 있는 인수 후보기업의 이름이나 인수 가능성은 그저 설(說)에 불과하다”며 “동양생명 매각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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