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군부 “대선 앞당겨 실시하겠다”

(아주경제 전재욱기자) 최근 이집트 국민들로부터 권력이양에 대한 압력을 받고 있는 이집트 군부가 예정보다 대통령 선거 일정을 앞당겨 실시하기로 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집트 과도정부를 이끄는 군 최고위원회(SCAF)의 후세인 탄타위 사령관은 22일(현지시간) TV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내년 6월 말까지 대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치는 최근 전국 각지에서 군부의 퇴진과 민간으로의 즉각적인 권력 이양, 내각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면서 사상자가 속출하는 등 민심이 악화하자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군부는 당초 내년 말이나 2013년 초를 권력 이양 시점으로 제시했다. 총선은 예정대로 이달 28일 실시할 예정이다.

SCAF는 또 앞서 에삼 샤라프 총리 내각이 밝힌 총사퇴 의사를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새 내각이 구성될 때까지는 샤라프 내각은 업무를 계속할 예정이다. 샤라프 내각은 시위대의 압박이 거세지자 전날 군부에 사퇴서를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수도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모여있던 수만명의 시위대는 “우리는 군부를 믿지 않는다”면서 “지금 당장 물러나라”고 요구하며 탄타위 사령관의 퇴진을 촉구했다.

외부에선 이집트 군부에 대한 미국의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경찰의 과잉 진압을 규탄한다”며 이집트 정부에 “최대의 통제력을 발휘하고, 군이 규율을 지키도록 하며, 평화롭게 의사를 표현하도록 국민들의 보편적 권리를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