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위원장 김석동입니다.
신묘년 새해 아침을 맞이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올해도 이제 보름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겨울도 깊어가서인지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허전함은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 금융인들을 위하여 따뜻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아주경제 곽영길 사장님과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이 자리를 빌려 올 한해 한국 금융의 발전을 위하여 애쓰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금융증권대상의 수상자로 선정된 금융회사 관계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오늘 이 자리가 작으나마 그간의 노고와 성과를 서로 격려하고 축복해주는 시간이 되길 빕니다.
옛날 러시아 속담에 ‘남의 돈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돋아 있다’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올해를 돌이켜보면 개인이나 기업은 물론 국가마저도 과도한 부채로 인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할 수 있음을 일깨워준 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유럽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된 재정위기는 전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을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 속에 빠뜨렸습니다.
강력한 국제공조와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회복궤도로 올라서던 세계경제는 다시 부진의 늪으로 빠져들었고 금융시장은 조그만 뉴스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높은 변동성을 이어갔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도 가계부채, PF대출 및 저축은행 부실 등 잠재된 불안요인에 대한 우려가 증대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내 불안요인을 제거하고 금융시장의 체질을 강화함으로써 대외충격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정책적 노력을 집중했습니다.
이를 위해 먼저 가계부채 및 저축은행 부실에 대해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정책방안을 강구하였습니다.
또한 금융회사 외환건전성 제고 등을 통해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노력도 병행하였습니다.
정부의 이러한 정책에 금융인 여러분들께서 적극 협조해주신 결과 우리 금융시장은 한층 더 강하고 튼튼한 모습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현재 국내은행의 BIS 비율은 14%대로 상승하였으며 예대율은 90%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가용외화자금이 4500억불 수준으로 증가하고 단기외채비중이 35%대로 낮아졌으며 차환율은 130%에 이르는 등 외환건전성도 크게 제고되었습니다.
이처럼 금융안정을 다져나가는 속에서 정부는 자본시장제도의 개혁, 금융소비자체계 재정립, 금융회사 경영지배구조의 선진화 등 금융산업의 발전토대도 마련하고자 하였습니다.
최근 한국형 헤지펀드의 출시에도 보듯이 우리 금융시장이 세계적인 금융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그러나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건이 새해에도 빠르게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유럽이 재정위기를 해결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책대응 여력마저 약화된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제성장세는 당분간 둔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얼마 전 OECD가 가입국의 내년도 경제성장률 평균을 올해보다 0.4% 포인트 낮은 3.4%로 전망한데서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선진국 경기의 부진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대다수 신흥국의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입니다.
며칠 전 발표한 정부의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에서 새해 경제성장률이 3.7%로 금년의 3.8%보다도 낮게 전망된 것은 이와 같은 여건을 반영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금융시장 역시 유럽 재정위기의 양상에 따라 등락이 거듭되며 높은 변동성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금융정책의 최우선적인 임무는 금융시스템을 지키고 그 안정성을 강화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정부는 새해에도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을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특히 가계부채 동향을 면밀히 살펴보고 필요한 대응방안을 강구해 나감으로써 가계부채로 인한 불확실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경기둔화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부문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해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번 현장방문 등을 통해 파악된 중소기업의 금융현황을 토대로 내년 상반기까지 중소기업 금융환경을 혁신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종합적인 방안들을 마련할 것입니다.
미소금융 상품을 확대하는 등 서민금융을 내실화하여 서민과 취약계층의 금융애로를 해소하는 데도 적극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금융의 사회공헌 활동을 금융소외계층과 청년층의 창업지원에 집중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금융이 일자리 창출과 가계의 소득증가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부문에 효과적으로 자금을 중개·지원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제도 개혁 등 금융산업의 발전전략도 계속 추진하겠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올해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연 역사적인 해입니다.
금융위기의 와중에서도 지난해 세계 7대 수출대국으로 올라선 데 연이은 쾌거라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일치된 의지와 노력이 계속된다면 새해에도 한국경제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빛나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동안 한국 경제와 금융의 발전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금융인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협조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올 한해 뜻 깊게 마무리하시기 바라며 새해에도 더욱 많은 결실과 보람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12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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