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습관을 바꾸는 차’ 도요타 프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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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2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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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주일 동안 1000㎞ 타 본 결과 ℓ당 22.7㎞

프리우스 앞 가운데 차량 정보 디스플레이. 프리우스엔 계기판이 따로 없다. 이 정보창에는 현재 연비, 평균 연비, 전기 배터리 충전 정도 등 다양한 정보를 그림으로 보여준다. 쉽다. 다만 한국식 표기가 아닌게 아쉽다. (사진= 김형욱 기자)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앗, 5.0ℓ/100㎞(국내기준 ℓ당 20㎞)를 넘었다. 좀 더 부드럽게 운전해야겠군.’

하이브리드차 도요타 프리우스는 운전습관을 바꿔준다. 배터리가 가득 차서 전기주행(EV) 모드에 불이 들어왔을 때면 스포츠카를 타고 시속 200㎞를 넘어설 때의 짜릿함, 그 이상을 만끽할 수 있다. 국내연비로 환산하는 게 다소 번거롭지만 100㎞당 몇 ℓ를 달리는지도 주행 중 계속되는 관심사다.

이런 재미를 느끼다보니 운전은 자연스레 여유로워진다. 급할 게 없다. 이런 여유있는 운전자만 있다면 아마 도심 평균시속(10㎞ 전후)은 조금이나마 더 빨라질 터.

최고시속 140㎞ 전후의 경차 마냥 성능이 뒤쳐지는 게 아니다. 일단 밟기 시작하면 최고시속 180~190㎞까지 금방 도달한다. 또 그렇게 밟는다고 연비가 대형.스포츠카처럼 크게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 안 하는 것 뿐이다. 다른 차를 제쳤을 때보다 개인 연비 신기록에 도달하는 쾌감이 더 크기 때문에.

지난달 일주일 휴가를 받았다. 그리고 때마침 같은 기간 프리우스를 일주일 동안 탈 기회를 갖게 됐다. 도심부터 고속도로, 강원도 산길까지 총 길이 1000㎞를 달리면서 프리우스를 조목조목 뜯어봤다.

국내에서 가장 연비가 좋은 프리우스. 3790만원. 12월 중에는 다양한 할인·저리할부 혜택을 주고 있다. (한국토요타 제공)
◆‘평균 연비는 ℓ당 22.7㎞’=
약 1000㎞ 주행. 평균연비는 ℓ당 22.7㎞였다. 계기판은 자동차 반납 직전 미국식 표기인 4.4ℓ/100㎞를 가르키고 있었다. 공인연비 29.2㎞에 비하면 22% 가량 낮다.

절반인 500㎞ 가량은 평균시속 10~20㎞ 전후의 도심 주행을 한 때문이리라. 나머지 300㎞도 고속도로에서 다소 밟은 탓이다. 200㎞ 정도만 국도를 시속 60~80㎞로 정속 주행했다.

이번 시승을 통해 알고자 했던 건 ‘최고의 실연비’가 아니라 ‘보통의 실연비’였다는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어쨌든 공인연비 뿐 아니라 실연비로도 국내 최고라는 걸 확인했다.

정속주행 때의 순간연비는 ℓ당 33㎞(3.0ℓ/100㎞) 전후를 오갔으며, 내리막길선 전기 모드로 전환했다. 도심주행 땐 ℓ당 17㎞ 정도였다. 참고로 같은 기간 300㎞ 이상 시승한 자동차 전문기자의 평균연비 기록은 3.2ℓ/100㎞. ℓ당 31㎞였다.

참고로 경차 모닝의 경우 공인연비가 19.0㎞/ℓ,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21.0㎞/ℓ이다. 실연비는 이보다 20~30% 낮은 ℓ당 14~16㎞가 나오는 게 보통이다.

참고로 연비를 높이는 주행습관은 페달 사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정차에 앞서 미리 속도를 줄이고, 내리막길에선 엑셀레이터를 밟는 대신 탄력 주행하면 된다. 막히지 않는 고속도로에선 정속주행장치,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하면 좋다. 그 편이 운전도 편하다.

기자단 시승에 앞서 프리우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한국토요타 직원 모습. (회사 제공)
◆경제성은 얼마나 될까=
3790만원.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그랜저, K7 같은 준대형 세단의 중간 이상 모델을 살 수 있다. 폴크스바겐 골프 같이 연비와 성능이 좋은 준중형급 수입 디젤 모델도 비슷한 가격대에 구매 가능하다. 가격만 놓고 보면 솔직히 부담스럽다.

하지만 오래, 많이 탈수록 연비 측면에서 이득을 보기도 한다. 연 2만㎞를 탄다고 하면 동일한 가격대의 그랜저 3.0(11.6㎞/ℓ)에 비해 매년 202만원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공인연비 기준으로 그랜저는 1724ℓ를 주유해야 하고, 이를 16일 평균 주유비 1940원으로 넣기 위해선 334만원이 드는 반면, 프리우스는 685ℓ, 즉 132만원어치만 넣으면 되기 때문이다. 5년(10만㎞)을 타면 차이는 1010만원으로 벌어진다.

마찬가지로 계산하면 쏘나타 하이브리드(21.0㎞/ℓ)는 연간 주유비는 184만원(952ℓ), 모닝(19.0㎞/ℓ)은 204만원(1052ℓ), 아반떼(17.0㎞/ℓ)은 228만원(1176ℓ)이다. 각각 프리우스에 비해 52만원, 72만원, 94만원 더 든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고급형이 3295만원, 모닝 고급형이 1235만원, 아반떼 고급형이 1890만원이다. 각각 프리우스보다 495만원, 2555만원, 1900만원 더 싸다. 즉 9.5년, 35.5년, 20.2년을 탈 경우 프리우스는 이들과의 가격 차를 해소할 수 있다.

이 같은 계산을 종합하면 비슷한 가격대의 가솔린 모델 구매시 5년이면 1000만원 이상의 연비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으나, 같은 하이브리드 모델이나 준중형급 이하 차량의 경우 연간 유류비는 줄일 수 있지만, 가격 격차를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계산만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이점도 있다.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10년째 프리우스를 탄다. 제시카 알바, 카메론 디아즈, 엠마 왓슨, 올랜도 볼룸 모두 프리우스 운전자다. 회사가 홍보대사로 선정하면서 공짜로 준 게 아니다. 이들이 자신을 ‘첨단’ 혹은 ‘친환경주의자’로 마케팅 하기 위해 직접 구매했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이 차를 구매할 경우 연간 유류비를 아끼는 것은 물론 ‘친환경주의자’라는 색을 덧입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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