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선수인 최태욱이 16일 트위터를 통해 최성국을 옹호하는 트윗을 올렸다가 누리꾼의 뭇매를 맞았다. 사과를 하고 트윗을 삭제했지만 누리꾼들은 최태욱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는 모습이다. [이미지 = 최태욱 트위터 캡처] |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국내 스포츠계를 강타 중인 승부조작을 실제 실행한 선수에 대한 동료 선수의 옹호가 포함된 글이 인터넷 상에서 누리꾼들의 분노를 불러오는 모습이다. 누리꾼들의 분노로 인해 해당 트윗은 삭제됐지만 팬들의 분노는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FC서울의 선수인 최태욱은 16일 트위터를 통해 "최성국 화이팅이다. 한 번이라도 죄를 짓지않거나 거짓말하지 않았다면 성국이를 비판해도 좋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한 아내의 남편, 세 아이의 아빠인 성국이를 비판하지 말자.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나도 그 상황이었다면 실수하지 않았다고 장담 못 한다"라는 트윗을 남겼다.
최성국은 지난해 6월 컵대회 경기에서 승부조작을 시도했고 9일 법원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부과받았다. 대한축구협회(KFA) 및 프로축구연맹 등에서는 작년 10월 '영구 제명'의 중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최성국은 최근 마케도니아리그 FK 라보트니키로 이적하면서 논란을 부른 바 있다.
최태욱의 글을 접한 상당수의 누리꾼들은 "친구라고 어떻게 범죄자를 옹호할 수 있냐?"며 비난했다. 최태욱의 발언을 옹호하는 이들도 '심정은 이해하나, 논리는 안타깝다'는 논지가 주류였다.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는 형태의 반응이 주를 이뤘다.
논란이 증폭되자 최태욱은 문제의 트윗을 삭제하고 사과하는 의사를 포함한 새로운 트윗을 올렸다. 최태욱은 "팬들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지 못하고 글 올린 점 깊이 사과한다"면서 "축구밖에 안 한 선수란 공통점을 잘 알기에 안타까워 올렸다. 이를 계기로 모든 스포츠계의 이런 불미스런 일은 없어져야 한다"고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최태욱이 경솔했다. 지난 10일 공식 발표된 '최강희호 1기'에 이름을 올린 만큼 더욱 언행에 주위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한국 사회에서 이 핫이슈에 대한 문제가 아니더라도 근본적으로 승부조작은 범죄다. 땀의 노력이 아닌 잔머리의 댓가로 부당한 이득을 편취하는 나쁜 행위며 이에 앞서 '스포츠의 존재 이유'를 전혀 무가치하게 만드는 자폭행위다. 그렇기에 최태욱의 경솔함은 부정하기 어렵다.
최성국도 먹고 살아야 한다. 하지만 '승부조작'의 옹호는 취해서는 안 될 행동이다. 응원하려 한다면 다른 방식을 취했어야 한다.
현실적으론 축구의 승부조작에 대한 관심이 줄 무렵에 다시 관심을 틔운 격이 됐다. 최근 축구계의 자정 노력이 팬들에게 진심으로 느껴지기 어려워질 것이다. '긁어 부스럼'이란 표현이 아주 잘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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