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개선은 차량 하자를 최소화시켰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져 가격 탄력성(같은 품질이라면 가격이 싼 차를 구입함)도 동시에 높아졌다. 이에 따라 세 나라에서 생산된 차량간 가격 차이가 사라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이들 차량들은 예전보다 더 많은 프리미엄 옵션 장치가 있지만, 그대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경기 침체 속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가격을 다른 회사 제품보다 무턱대고 올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금이 소비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차 구입하기 좋은 시장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지난 1990년대 미국차들은 고전하고 한국차들은 여전히 저가에 판매되고 있을 때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 차량 가격은 가장 비쌌다. 특히 중소형 차나 밴 승합차 시장에서의 이 두 회사 차량은 인기리에 판매됐고 가격은 따라서 내려올 이유가 없었다.
반면 지난 2006년을 전후해 회사가 공멸할 위기를 맞았던 포드, GM, 크라이슬러 등 미국 제조사들은 정부 지원 등에 힘입어 품질 개량, 즉 안정성과 연비 등을 크게 개선시켜 왔다. 갤론당 2불선이었던 소비자 석유 가격이 4달러를 넘나드는 상황도 결국은 연비를 개선시키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
한국차들은 해가 갈수록 안정성, 성능을 개선시킴과 동시에 디자인 혁명이라 할 정도로 소비자 구미를 당기는 모델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토요타는 잇단 리콜로 그간 쌓아온 명성에 흠집이 생겼고, 혼다는 이전 모델을 조금씩 바꾸는 전략을 선택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점차 잃게 됐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소비자들이 차를 구입한지 3년 이후 느끼는 불만사항 지표도 평균적으로 크게 줄었다. 지난 1998년 제이디 파워(J.D. Power) 집계 기준 차량 100대당 무려 278개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소비자들은 올해 평균 132개를 지적했다. 또한 1998년 가장 믿을 수 있는 차량 100대당 소비자들이 지적했던 문제는 92개였고, 최악의 차는 517개로 양자간 무려 425개 차이가 있었으나, 올해는 284개로 크게 줄어들었다. 그만큼 제조사별, 차량간 성능 차이가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미국 차에 대한 평가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지난 1998년 미국차 100대당 소비자들이 느겼던(다른 나라 차량에 비해) 문제점은 42개였으나, 올해는 13개로 줄었다.
오히려 동급 차량 모델에서 미국 차가 더 비싼 소비자 가격을 받는 사례도 생겨났다. 지난해 GM의 크루즈(코발트 후속) 모델은 평균 1만9858달러에 팔렸으나, 도요타의 코롤라는 1만7830달러로 미국 차가 2000달러나 더 비쌌다. 지난 2007년에 코롤라는 1만5820달러로 코발트 1만4112달러보다 무려 1700달러나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워싱턴(미국)=송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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